입수 금지 위반 피서객 2명, 순식간에 100m 떠내려갔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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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류·태풍 등 기상 영향 탓
사흘간 해수욕장 입수 금지
일부 피서객, 금지 조치 무시
이안류 휩쓸렸다 구조되기도

6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전날까지 입수가 금지됐다가 이날 입욕이 허용됐다. 김종진 기자 kjj1761@ 6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전날까지 입수가 금지됐다가 이날 입욕이 허용됐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최근 휴가철을 맞아 부산 해수욕장을 찾는 인파가 이틀간 150만 명 넘게 몰린 가운데 이안류와 태풍 등 기상 영향으로 사흘간 바다 입수가 금지됐다. 하지만 일부 피서객들이 물놀이 금지구역에서 수영하다가 이안류에 떠내려가는 등 안전사고가 빚어졌다.


6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3일 오후 3시부터 지난 5일까지 사흘간 해운대해수욕장, 송정해수욕장 등 부산 주요해수욕장의 입수가 금지됐다. 해운대구청은 기상 상황이 나아진 이날 오전 9시부터 해운대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의 입수를 허용했다. 피서객들은 맨몸 수영을 하거나 구명조끼를 착용한 채 물놀이를 즐길 수 있지만 파도 영향으로 튜브를 이용할 수 없다.

부산 해수욕장은 일반적으로 파고가 1m 이상일 때, 이안류 경보 단계 4단계(위험)가 발령될 경우 바다 입수를 제한한다. 이안류는 해안 가까이 밀려오는 파도가 부서지면서 한 곳으로 몰려든 바닷물이 바다로 빠르게 돌아나가는 흐름을 말한다. 지난 3일 해운대해수욕장의 경우 이안류 경보단계가 4단계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해운대구청은 파도가 거세 피서객이 다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입수를 금지했다. 광안리해수욕장, 다대포해수욕장 등에서도 입수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해제되기도 했다.

지난 5일 해운대해수욕장에는 이안류 경보 최고 단계인 4단계가 발령되기도 했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이안류 발생 가능성을 4단계(관심·주의·경계·위험)로 구분해 이안류 지수를 발표한다. 해운대해수욕장은 지난 5일 오전부터 지난 6일 오전 3시까지 경보 4단계가 발령됐다.

이 같은 입수 금지 조치에 피서객들은 바다에 들어가지 못한 채 파라솔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물에 발을 담그는 수준에서 휴가를 즐겼다. 지난 4일부터 지난 5일까지 이틀간 부산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150만 2088명으로 98만 9467명 수준이었던 지난주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6일도 방문객이 8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안류 영향뿐만 아니라 일본 인근에서 북상 중인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인해 입수 가능 여부는 실시간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이안류 경보단계의 경우 현재 주의 단계로 조심한다면 충분히 해수욕이 가능한 수준”이라면서 “태풍으로 인해 바다 상황이 계속 바뀌는 만큼 다시 입수 금지 조치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5일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입수 금지 조치를 무시한 채 바다에 들어갔다가 이안류에 떠내려간 피서객 2명이 해경에 구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수영 중이던 피서객 2명이 이안류에 휩쓸렸다. 직장 동료 사이인 40대 A 씨와 50대 B 씨는 물놀이가 금지된 시각에 물놀이 지정구역을 벗어나 수영을 하다 물에 떠내려간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해수욕장으로부터 약 100m가량 떠내려간 이들을 구조했다.

앞서 2021년에는 대구에서 부산을 찾은 중학생 2명이 새벽에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수영을 하다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당시 해운대해수욕장에는 이안류 경보 4단계가 내려진 상태로 안전요원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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