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윤동주 생가 폐쇄 중국, 좀스럽다”
안중근 의사 전시실도 운영 중단
SNS 통해 시진핑 대외 정책 비판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최근 중국이 뤼순 감옥 박물관 내 안중근 의사 전시실과 윤동주 시인의 생가를 잇따라 폐쇄한 데 대해 “소인배나 갈 법한 길을 가고 있다”고 6일 비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인적으로는 중국의 광활한 산천과 장엄한 역사 그리고 그 다양하고도 위대한 문화와 인물에 탄성을 질렀던 사람으로서 안타깝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며 중국의 속 좁은 행태를 지적했다. 박 장관은 “아무리 이웃 관계가 서운하다 하더라도 지켜야 할 금도는 있는 법”이라며 “우리 국민들 마음에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살아 있는 안중근과 윤동주 같은 대한민국의 절대 영웅을, 이웃 국가에서 세심하게 다루지 않는 것은 스스로 ‘중궈 헌 따(중국은 정말 크다)’‘라며 자부심을 내세우는 것에 비해 실제 행동은 좀스럽고, 시시하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룽징에 있는 윤동주 시인 생가는 지난달부터 폐쇄됐지만, 현지 당국은 폐쇄 이유에 대해 내부 수리라고만 할 뿐 자세한 배경이나 재개방 시점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랴오닝성 다롄의 뤼순 감옥 박물관 내 안중근 의사 전시실로 불리는 ‘국제 전사 전시실’ 또한 보수 공사를 이유로 두 달 이상 운영이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의 발언은 두 시설이 폐쇄된 배경에 최근 냉랭한 한중 관계에 불만을 가진 중국 정부의 의도가 개입됐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특히 “덩샤오핑 이래 모든 중국 지도자가 강조한 것은 ‘다름은 인정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구동존이’(求同存異)였다”며 “지금의 중국을 보면 ‘다름을 내세우고, 같음은 차버린다’는 구이거동(求異去同), 즉 속 좁은 소인배나 갈 법한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역대 중국 정부와 비교하면서 현 시진핑 시대 중국의 대외 정책에 대해서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한 것이다.
이와 관련, 안중근 전시실은 2009년 당시 국가보훈처(현 국가보훈부) 등이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 설치했다. 또 중국 당국은 2012년 윤동주 생가를 복원하면서 입구에 ‘중국 조선족 애국시인’이라고 적은 비석을 세웠고, 중국 포털 바이두 백과사전도 윤동주 시인의 국적을 ‘중국’으로 표기한 바 있다. 이에 국가보훈처(현 국가보훈부)는 직계 후손이 없어 무호적 상태였던 윤동주 시인 등 독립유공자 156명의 가족관계등록 창설을 완료한 바 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