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보안요원에 방검복·삼단봉 지급 [묻지마 흉기 난동]
신세계, 경찰과 비상 연락 체계 강화
롯데, 현장 요원 늘리고 순찰도 확대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한 쇼핑몰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난동의 경우 쇼핑몰 보안요원은 피의자를 제압할 수 있는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못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이후 유통가에서는 보안요원에게 방검복을 지급하는 등 안전 대책을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 3일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AK백화점에서는 사건 당시 29명의 보안요원이 근무 중이었지만, 별다른 안전 장비가 없어 피의자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범행이 벌어진 1~2층에는 보안요원 4명이 근무 중이었지만 보안요원 1명은 20대 피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렸고, 나머지 3명이 피의자를 쫓았지만 안전 장비가 부족해 흉기를 든 피의자를 제압하지 못했다. 훈련받은 경호 인력이 아니라 경비 업무를 돕는 용역업체 직원들인 이들의 주 업무는 백화점 문단속, 질서유지 등으로 흉기 난동에 대비하지는 못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평소에는 백화점 안전과 질서유지 업무를 하기 때문에 방검복이나 가스총 등 방호 장구는 착용하지 않고 있다”며 “사건 당일에도 고객 안전을 위해 보안요원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불의의 사고를 막지는 못해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백화점 측은 사건 하루 뒤인 지난 4일 오전부터 보안요원에게 방범봉과 가스총, 방검복을 지급했다.
이렇듯 묻지마 흉기 난동이 백화점 등 유통가에서도 발생하자 유통업계는 강화된 보안 정책을 내놨다. 신세계 그룹은 사업장별로 지역 관할 경찰과 비상 연락 체계를 강화했다. 순찰 근무자는 안전을 위해 방검복을 착용하고 삼단봉과 무전기를 소지한다. 주요 출입구를 포함한 매장 순찰도 강화한다.
롯데 그룹도 백화점과 마트를 중심으로 현장 안전 요원을 늘리고 점포 주변 순찰을 강화하기로 했다. 안전요원은 방검복과 삼단봉 등 비상 대응 복장을 갖추고 긴급 상황 발생 시 대처 방안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현대백화점도 안전 요원에게 삼단봉 등 안전용품을 지급하고 출입구, 고객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순찰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일부 유통업계에서는 고객들이 안전 요원임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시큐리티’ 조끼를 착용한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