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사업비 74%가 운영비… 야영장·기반시설 조성 ‘뒷전’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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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100억 중 870억 조직위 활동비
출장 90차례 ‘외유성’ 논란도 불거져

2023 새만금 잼버리 스카우트의 관계자들이 7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장 델타구역에서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 새만금 잼버리 스카우트의 관계자들이 7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장 델타구역에서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 주최 측이 1100억 원대 예산 대부분을 야영장 조성 대신 조직위원회 운영에 쓴 것으로 확인됐다. 또 관계기관 공무원들이 90차례 출장을 다녀오는 등 부적절한 예산 사용이 이번 대회 파행의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7일 정부와 전북도 등에 따르면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에 투입된 총 사업비는 1170억 1500만 원이다. 국비 302억 원, 지방비 409억 원 등 세금 720억 원과 참가비 등 자체수입 400억 원, 옥외광고 49억 원이 투입됐다. 이후 예비비와 특별교부금 등이 추가로 들었다.

그런데 잼버리 대회 현장 인프라와 시설 조성을 위한 예산보다 조직위원회 운영에 2배 넘는 예산이 책정됐다. 조직위원회 운영에 가장 많은 예산이 들었는데, 총 예산의 74%에 이르는 869억 원이다.

반면 기반시설, 야영장 등 시설 조성에는 약 430억 원이 투입됐다. 상하수도와 하수처리시설 등 기반시설에 235억 원이, 야영장 시설에 129억 원, 대집회장 조성 등에 30억 원, 교육장 조성에 36억 원이다.

정부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와 전북도청 소속 공무원들이 잼버리 준비 활동을 명목으로 출장을 약 90차례 다녀온 것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출장은 ‘외유성’ 논란도 제기된다.

공무원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전북도청 관계자 5명은 2018년 5월 ‘잼버리 성공 개최 사례 조사’를 한다며 스위스, 이탈리아로 6박 8일 출장을 갔다. 스위스와 이탈리아는 잼버리 개최 경험이 없는 국가다. 같은 해 12월에도 전북도청 공무원은 호주 스카우트 연맹 방문 명목의 호주 출장을, 2019년에는 여가부와 전북도청 공무원이 제24회 세계 잼버리 참관 명목으로 미국을 다녀왔다.

잼버리를 명목으로 간 출장에서 크루즈 여행을 하기도 했다. 잼버리 개최지인 부안군청은 개최가 확정되자 ‘크루즈 거점 기항지 조성을 통한 잼버리 개최지 홍보’를 명목으로 2번 출장을 갔다.

당시 스위스와 이탈리아 출장을 다녀왔던 한 관계자는 새만금 관광·레저산업 개발방안 모색을 위해 해당 지역을 다녀왔고, 스위스 세계 잼버리센터를 벤치마킹해 현재 새만금의 글로벌청소년리더센터를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또 전북도청 측은 폭염 대응을 위해 정부에 지속적인 예산 증액을 요청했으나 국비 일부만 지원되는 등 전적으로 도청의 잘못이라고 보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입장이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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