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훈풍 속 한일어업협정 재개는 언제쯤?
2016년 중단 이후 수산업계 피해 심각
최근 우호적 분위기에 민간 교류 이어져
정부 "일본 긍정적 답변 없어…계속 요구"
한일 양국 정부의 관계가 개선되는 분위기 속에서 한일어업협정 재개에 대한 어업인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계속해서 협정 재개를 일본 측에 요구하고 있지만, 긍정적인 답변은 아직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한일 양국은 매년 어업협정을 체결하고 상대국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입어해왔으나, 2016년 6월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7년째 상호 입어가 중단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양국 간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업계는 한일어업협정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친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의 관련 질의에 한일어업협정 재개를 위한 고위급 접촉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한일 관계 개선도 협정 재개에 대한 관심을 나날이 높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민간에서는 수산업계 교류가 이어질 조짐을 보인다. 일본 배타적경제수역에서 고등어를 잡아온 한국의 대형선망수협도 일본 선망업계와 교류를 재개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한일 관계 개선에 따라 7년 동안 멈췄던 협정이 재개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생겨나고 있다"며 "정부가 이 시기를 잘 활용해서 협정을 재개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협정 중단 이후 코로나19 확산세와 맞물려 민간 교류도 끊겼는데, 최근 양국 관계 개선의 영향인지 확실히 민간 업계에서 소통이 늘어나는 모습이다"고 전했다.
한일어업협정 중단으로 인한 피해는 현재 수산업계의 가장 큰 이슈다.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일어업협정 미타결로 인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에 입어하지 못한 관련 업종의 어업 손실이 2020년 기준 약 23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형선망수협 소속 선단들은 한일어업협정 중단 이후 일본 배타적경제수역에 들어갈 수 없어 서해와 남해로 진출해 고등어를 잡고 있다. 서남구기선저인망수협 외끌이 배들도 협정 중단 이전에는 20여 척이 입어권을 갖고 있었으나, 현재는 조업구역에서 서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일본 측에 계속해서 협정 재개를 요청하고 있지만, 아직 답변은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일본 배타적경제수역의 한국 조업량이 일본의 10배에 달해 협상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해양수산부 지도교섭과 관계자는 "민간 업계 차원에서 교류가 늘어나고 일본 어업인들이 계속해서 한국으로 들어오고 싶다고 요구해야 일본 정부 측도 협상에 나서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정부는 계속해서 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이나 아직 긍정적인 회신은 받지 못한 상태다. 앞으로도 계속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