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 보수도 안 됐는데 입주 안내? 사천 아파트 부실 논란 ‘여전’
시공사 입주안내문 발송에 입주예정자 분노
“하자 보수 마무리 안 된 상태서 안내 성급”
2차 사전점검 놓고도 양측 의견 조율 안돼
사전점검에서 하자가 다수 발견돼 논란이 된 경남 사천시 A아파트가 하자 보수를 마치기도 전에 입주안내문을 발송해 입주예정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아파트 입주 절차 가운데 하나이긴 하지만, 하자 보수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태에서 입주안내부터 하는 건 성급하다는 지적이다.
8일 입주예정자협의회에 따르면 A아파트 시공사 측은 7일 입주예정자들에게 입주안내문을 발송했다.
문자메시지에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60조 2항에 의거해 최초 예정 입주일이 명시됐다.
9월 6일부터 11월 5일까지 2개월 동안으로, 입주 준비에 차질이 없길 바란다고 적었다.
신축 아파트 입주 전 흔히 볼 수 있는 안내 문자지만 입주예정자들은 분노를 숨기지 않고 있다.
지난달 21일 진행된 사전점검 당시 거의 대부분의 세대에서 누수와 곰팡이, 새시 파손 등 크고 작은 하자가 발견됐다.
입주예정자들은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의 부실시공’이라며 시공사 측에 하자 보수와 2차 사전점검 등을 요구했다.
하자 보수와 2차 사전점검이 어떻게 진행될 지 모르는 상태에서 입주 안내는 부적절하다는 반응이다.
자칫 하자 보수가 미흡해 입주가 미뤄질 경우, 2차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 입주예정자는 “뭐가 뭔지 모르겠다. 아직 하자 보수가 이뤄지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입주 안내문자가 왔다. 몇몇 사람들은 입주 청소를 알아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하고 있다. 아직 사용승인도 나지 않은 상태인데,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 건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여기에 입주예정자들과 시공사 사이에 2차 사전점검에 대한 의견 조율 문제도 남아있다.
입주예정자들은 1차 사전점검에서 너무 많은 문제가 확인됐다며 향후 2차 점검이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2차에서 발견된 하자에 대해서도 보수가 마무리돼야 만 사천시에서 사용승인을 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시공사 측은 추가 사전점검 없이 일부 입주예정자들과 하자 보수를 확인하자는 입장이다.
공동주택 입주의 경우 법적으로 사전점검 이후 45일째부터 가능한데, 만약 2차 사전점검이 진행될 경우 입주예정일 변동이 불가피하다.
입주예정자협의회의 한 회원은 “주민들 대부분이 사전점검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모두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입주를 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내문자를 보내는 건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입주예정자협의회는 10일 박동식 사천시장과 간담회를 갖고 A아파트 하자 부분과 아파트 사용승인 여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