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북, 러 미사일 개발사 해킹 이후 ICBM 기술 진전”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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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탄도미사일 주도 기업 침입
액체연료 앰플화 성공 추정
WP "중국군, 일 기밀 해킹"
일 정부 "기술 유출 확인 안 돼"

북한이 지난 2월 고각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월 고각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연합뉴스

북한의 해커집단이 러시아의 미사일 개발업체를 해킹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무기 개발에 필요한 중요한 자료를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앞서 중국군 해커도 일본 정부를 해킹해 기밀 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정부는 해킹당한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나 이 사태를 계기로 미일 간 정보 공유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 시간) 스카크러프트와 라자루스로 불리는 북한 정부 연계 사이버첩보팀이 2021년 러시아 주요 미사일 개발업체인 NPO 마쉬노스트로예니야(이하 NPO 마쉬)의 시스템에 침입할 수 있는 백도어를 비밀리에 설치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1944년 설립된 NPO 마쉬는 탄도·순항 미사일, ICBM, 우주 발사체 개발 등에 관여했으며 현재도 극초음속 미사일과 위성 기술, 차세대 탄도탄 개발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통신은 “해커의 침입 이후 수개월 동안 북한 정권은 금지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 여러 건의 진전을 발표했다”고 짚었다. 실제 북한 해커들이 NPO 마쉬 침입에 성공한 것과 비슷한 시점에 북한은 미사일 연료 앰플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료 앰플화는 NPO 마쉬가 개발한 무기인 액체연료 ICBM에 적용되는 기술이다. 액체연료 미사일은 발사 직전 연료를 주입해야 하는 까닭에 신속한 발사가 불가능한데, 제조단계에서 엔진에 연료를 주입해 밀봉하는 기술인 앰플화를 이용하면 고체연료 미사일과 마찬가지로 상시 발사가 가능해진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해커들이 치르콘 미사일 등 최신 무기와 관련한 정보를 빼냈더라도 즉각적으로 같은 무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7일 복수의 전·현직 당국자를 인용해 2020년 중국군 해커가 일본의 기밀 군사망을 뚫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사안을 보고받은 한 전직 당국자는 “충격적으로 안 좋은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일본 정부는 곧바로 보안 강화 조치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중국의 스파이 행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WP는 전했다. 실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인 2021년 미국 당국은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을 확인했고 미국의 감독 하에 일본에서 사이버 보안 대책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 국방부와 일본 사이에 군사 정보 교류에 적지않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에 사이버 보안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양국 간 정보 공유가 느려질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중국 해커의) 사이버공격으로 (일본) 방위성이 보유한 기밀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사이버 보안은 미일 동맹 유지·강화의 기반이며 계속 확실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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