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공원·대형마트로… 열대야에 지친 시민들 “시원한 곳 찾아라”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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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야간 야외 피서 인기몰이
광안리·시민공원 등에 발길 몰려
냉방 잘되는 마트·영화관도 북적

모기장을 치고 광안리 바닷가를 만끽할 수 있는 ‘모기장 밖은 광안리’ 행사가 지난 5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진행됐다. 수영구청 제공 모기장을 치고 광안리 바닷가를 만끽할 수 있는 ‘모기장 밖은 광안리’ 행사가 지난 5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진행됐다. 수영구청 제공

태풍 북상을 앞두고도 밤낮을 가리지 않는 더위가 연일 식지 않으며 시민들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 집 밖을 나서고 있다. 잠 못 이루는 밤에 지친 시민들은 열대야를 극복하기 위해 바닷가를 찾거나 공원을 산책하며 더위 극복에 나섰다.

지난 7일 오후 11시께 찾은 부산진구 범전동 부산시민공원. 가족, 친구와 함께 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바닥분수 근처에서 야외 피서를 즐기고 있다. 이들은 호숫가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를 바라보며 산책을 하거나 간단한 운동을 즐기기도 했다. 대학생 아들과 함께 시민공원을 찾은 김미조(57·부산진구) 씨는 “평소 에어컨 바람을 꺼리기도 하고 전기세도 걱정됐는데 밖에서 운동을 해 땀을 내고 샤워를 하면 시원하고 잠도 잘 온다”고 말했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에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산에서도 13일째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8일 밤사이 부산의 최저기온은 26.6도를 기록했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 1분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 주말 수영구 민락동 광안리 해수욕장은 밤더위를 식히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 날엔 특히 모기장을 치고 광안리 바닷가를 만끽할 수 있는 ‘모기장 밖은 광안리’ 행사가 진행됐다. 바닷가부터 인근 도로는 곳곳에 설치된 모기장으로 빈 곳을 찾기 힘들 정도였다. 수영구청 기획전략과 관계자는 “시민들이 폐쇄적인 텐트 대신 모기장 속에서 열대야에도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힐링할 수 있도록 해당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자연 바람 대신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곳을 택한 시민도 많다. 종일 냉방이 잘 되는 대형마트나 카페, 영화관 등이 대표적이다. 부산진구 부암동의 한 대형마트는 더위가 시작된 지난달 14일부터 밤 11시까지 연장영업을 진행 중이다. 7일 오후 10시 30분께 찾은 마트는 늦은 시간에도 편한 복장으로 여유롭게 장을 보는 쇼핑객들로 붐볐다. 마트를 찾은 김 모(30·사상구) 씨는 “여름 밤을 시원한 마트에서 보내고 싶어 최근엔 일부러 밤시간에 맞춰 장을 보러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밤 피서와 문화생활을 함께 즐기고 싶은 시민들은 심야영화를 찾기도 한다. 같은 날 오후 11시 30분께 방문한 부산진구 부전동의 한 영화관은 마지막 영화가 상영될 때까지 활기찬 모습이었다. 아들과 함께 밤 나들이에 나선 김승훈(42·동구) 씨는 “집에 있기는 덥고 심심한데 밖에 나와 저녁을 먹고 영화를 보고 들어가면 시원하기도 하고 아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24시 카페도 인기 피서지다. 수강신청을 위해 친구와 함께 밤을 샐 겸 카페를 찾은 대학 새내기 강민호(19·금정구) 씨는 “집에서 덥게 수강신청을 기다리기 보다는 시원한 카페에서 친구와 함께 대기하니 재미도 있고 활기찬 기분”이라며 “평소 집에서는 부모님이 에어컨을 잘 틀지 못하게 해 더웠는데 카페에 오니 걱정이 없다”며 웃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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