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떠오른 부산 행정1번지 여야 모두 예선전 치열 [PK 총선 일타강의]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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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리턴 매치’ 예고된 연제구

국힘 이주환 지역구 장악력 강점
김희정 최근 귀국해 총선 채비
민주 이성문 지역 내 높은 인지도
비명 김해영 등판 여부 큰 변수

부산시청을 비롯해 행정기관이 밀집한 연제구는 지역 내에서도 보수세가 강한 곳으로 손꼽혔다. 그러나 20대 총선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여야 ‘손 바뀜’이 이뤄지면서 표심 변동성이 높은 지역으로 인식이 바뀌었다. 여기에 여야 모두 내부 경쟁이 치열해 승패를 가를 변수도 다양해졌다.

국민의힘에서는 현역인 이주환 의원과 김희정 전 의원의 경선 ‘리턴매치’가 예상된다. 이 의원은 21대 국회 부산 의원 중 법안 최다 가결률을 기록하는 등 성실한 의정활동을 이어왔다. 또 지난 지방선거에서 주석수 구청장을 비롯해 측근들이 지역구 조직을 장악하면서 경선 경쟁력에서 한걸음 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이 의원도 초선 물갈이론에서 자유롭지 못해 공천 국면에서 칼바람을 피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김 전 의원은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방문 연구 학자로 머물다 얼마 전 귀국해 총선 채비에 나섰다. 17대 총선에서 역대 최연소 여성 국회의원으로 활약한 김 전 의원은 19대 때 재선에 성공해 2014년에는 여성가족부 장관을 맡는 등 중앙 무대를 경험했다. 그러나 20대 총선에서 처음으로 민주당 계열 정당에 지역구를 빼앗긴 데다, 21대 총선에서 라이벌인 이 의원과의 공천 경쟁에서 밀리는 등 지역 내 호불호는 크게 갈리는 편이다.

당내 친윤(친윤석열)계 일부에서는 부산시 경제부시장 출신의 김윤일 대통령실 미래전략비서관이 연제에 ‘차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2030부산엑스포 유치 업무를 전담하는 미래전략비서관은 윤 정부 들어 새로 신설된 자리다. 김 비서관은 정부 국정과제인 부산엑스포 유치 업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엑스포 유치 성공 여부에 따라 ‘김 비서관 카드’ 명운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직인수위 자문위원을 거친 권영문 변호사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부산지법 부장판사 출신으로 지난 총선에서도 도전장을 내민 경험이 있는 권 변호사는 지난해 말부터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는 부산혁신포럼 공동대표 겸 법률지원단장을 맡는 등 정치 행보를 하는 한편 지역민들과도 접촉면을 넓혀가고 있다.

민주당에선 연제구청장을 지낸 이성문 연제구지역위원장과 김태훈 전 부산시의원이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 위원장의 경우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고, 2018~2022년 연제구청장을 지내 지역 내 인지도가 상당하다.

그러나 가장 큰 변수는 역시 현역을 지낸 김해영 전 의원의 출마 여부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이 의원과 맞붙어 3.2%포인트 차로 패했다. 김 전 의원 출마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중앙뿐 아니라 지역 민주당 주류와도 ‘결’이 다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김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에 대해 정면 비판하는 등 소장파로서 존재감을 뚜렷이 드러냈다. 얼마 전 미국에서 복귀한 뒤 부산을 찾은 이낙연 전 대표가 그를 독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영입한 이 위원장이 일찌감치 총선 도전장을 내밀었고 ‘친명’(친이재명) 위주인 부산 민주당이 김 전 의원을 바라보는 시선도 싸늘한 상황이다. 공천장을 받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총선 출마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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