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럭키 정밀안전진단 통과, 재건축 본격화
정부 규제 완화로 2차 관문 통과
E등급 받아 곧장 사업 진행 가능
내년 하반기 정비 구역 지정 전망
부산의 ‘재건축 대어’ 중 하나인 부산 동래구 동래럭키아파트가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이 본격화된다. 3년 전 예비안전진단에서 고배를 마셨던 동래럭키는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로 안전진단 문턱을 비교적 쉽게 넘어섰다.
동래럭키아파트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8일 “최근 진행된 정밀안전진단 결과 동래럭키아파트가 E등급(재건축)을 받아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했다”고 밝혔다.
안전진단은 재건축 사업 추진을 위한 첫 관문이다. 통상적으로 예비안전진단(현지조사), 1차 안전진단(정밀안전진단), 2차 안전진단(공공기관 적정성 검토) 3단계로 이뤄진다. 안전진단을 모두 통과해야 재건축 사업을 할 수 있다. D등급(조건부 재건축)을 받을 경우 2차 안전진단을 진행해야 하지만, E등급을 받을 경우 바로 재건축을 진행할 수 있다.
부동산 업계는 국토교통부가 올해 1월 재건축 사업 활성화를 위해 재건축의 문턱을 낮춘 혜택을 본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는 재건축 안전진단에서 구조안전성 비중을 낮췄다. 조건부 재건축 판정 점수를 45∼55점으로 범위를 줄이고, 재건축 판정 점수를 종전 30점에서 45점으로 완화해 45점 이하는 즉시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기준을 조정했다.
동래럭키아파트는 이번 정밀안전진단에서 44.75점을 받았다. 정부의 규제 완화 전에는 조건부 재건축을 받았겠지만, 규제 완화로 곧바로 재건축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동래럭키아파트는 2020년 11월 안전진단의 첫 번째 관문인 예비안전진단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당시 동래구청 관계자와 전문위원들이 참여해 진행한 현지조사 결과 동래럭키는 부분적인 보수를 통해 아파트 내외부를 유지·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이유로 안전진단 불필요 결정을 받았다.
동래럭키아파트는 지난해 다시 본격적으로 재건축 시동을 걸었다. 2년 정도 지나 건물 노후화가 더 심해졌고, 새 정부 들어 부동산 정책 기조가 바뀌어 예전보다 안전진단 관문 통과가 수월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고, 1년여 만에 정밀안전진단도 통과해 재건축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동래럭키아파트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내년 하반기까지 재건축 정비 구역 지정을 받고 2025년 상반기에 재건축 조합 설립과 시공사 선정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병기 동래럭키 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은 “준공된 지 40년이나 되다 보니 시설 노후화가 심각해져 주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었는데, 정밀안전진단을 바로 통과해 재건축 사업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1983년 준공된 1536세대의 동래럭키아파트는 수영구 남천삼익비치, 수영구 현대아파트와 함께 부산에서 재건축 단지 최대어로 꼽힌다. 전통적인 주거 선호 지역인 동래구의 대규모 평지 아파트인 데다 학군과 교통·생활 인프라를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