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을린 증언’… 일본 작가가 전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목소리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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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까지 효로인디아트홀 기억의 방
츠보이 아키라 작가 작품 36점 전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다룬 연작 회화

츠보이 아키라 작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이야기를 연작 회화 작업에 담아냈다. 대안문화연대 제공 츠보이 아키라 작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이야기를 연작 회화 작업에 담아냈다. 대안문화연대 제공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일본 작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목소리를 담은 미술 작품을 전시한다.

대안문화연대는 ‘그을린 증언-일본군 위안부 말, 목소리, 증언’전을 오는 26일까지 부산 연제구 연산동 효로인디아트홀 1층 사회적 기억 공간-기억의방에서 개최한다. 8일 개막한 전시에서는 츠보이 아키라 작가의 연작 회화 ‘45년 뒤 고백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군상’ 36점이 소개되고 있다.

츠보이 아키라 작가는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후쿠시마현 기타가타에서 자랐다. 대학에서 독일 문학을 전공한 작가는 독학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츠보이 작가는 2013년 사이타마현에 위치한 ‘원폭의 (지)도, 마루키미술관’에서 후쿠시마원전 사고를 다룬 작품을 특별전 ‘무주물’로 선보이기도 했다. 또 2018년 부산에서 한일 예술가들이 함께 탈핵의 메시지를 전하는 ‘핵몽2’전에 참여했다.

츠보이 아키라의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군상' 연작 중 하나. 그림 속 피해자가 들고 있는 종이에는 고 김복동 할머니의 증언이 담겨 있다. 대안문화연대 제공 츠보이 아키라의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군상' 연작 중 하나. 그림 속 피해자가 들고 있는 종이에는 고 김복동 할머니의 증언이 담겨 있다. 대안문화연대 제공

이번에 전시하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군상’ 연작은 2018년 제12회 광주비엔날레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츠보이 작가는 12개국 120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모습을 베니어 합판 위에 연작 회화로 그렸다. 작가는 ‘일본인으로서 제대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마주하고 작품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자료를 수집했고, 여기서 나온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들을 불에 그을린 형상으로 함께 배치했다.

아시아·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 제국주의가 가한 참상의 진실을 담은 작품은 일본에서 전시 기회를 갖지 못했다. 츠보이 작가가 자택 지하실에 작품을 보관하고 있으며 전시 공간을 찾고 있다는 SNS 영상을 대안문화연대가 보게 되면서 이번 전시가 성사됐다. 전시가 열리는 사회적 기억 공간-기억의 방은 지난 4월 22일 개관 특별 전시로 세월호 유가족의 꽃누름 작품 전시를 가진 바 있다.

대안문화연대는 전시와 연계해서 토크 콘서트 ‘츠보이 아키라 작가와 만남-그을린 증언 이야기’를 오는 15일 오후 5시 기억의방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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