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파행’ 다음 주부터 대대적 감찰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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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위·전라북도·여가부 등 대상
예산 집행 등 전 분야 총체적 점검
여가부 존폐론 등 파장 커질 수도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4일 전북 부안군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장을 찾아 폭염 대응 상황 및 편의시설 등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4일 전북 부안군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장을 찾아 폭염 대응 상황 및 편의시설 등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파행 사태의 책임 소재를 밝히기 위해 대회 종료 후 대대적인 감찰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잼버리 실패의 후폭풍이 공직사회를 강타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대통령실과 여당 등에 따르면 정부는 잼버리 조직위원회와 전라북도, 여성가족부 등 관계 기관과 부처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파행 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한다. 잼버리 유치 단계에서부터 기반 인프라(SOC) 확충, 5명의 공동조직위원장 체제의 문제점, 야영시설장 졸속 건설, 부적절한 예산 집행 등 전 분야에 걸쳐 감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000억 원이 넘는 많은 예산이 투입됐는데도 행사가 매끄럽지 못하게 진행된 이유가 뭔지 국민들이 궁금해한다”며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경위 등을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행사를 위한 조직위를 건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국제행사를 유치했을 때마다 민관이 합동으로 참여하는 조직위원회가 구성됐고 엄청난 국비가 투입되는데 이에 대한 관리·감독은 허술했다는 지적이 없지 않았다.

다만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태풍 카눈의 한반도 관통에 대비해 3만 7000여 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을 분산 수용하는 등 대회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시점에 감찰이나 감사를 거론할 단계는 아니라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잼버리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최선을 다해 지원하는 데만 집중하겠다. 일단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말을 아꼈다.

정부는 국무조정실이 주도적으로 나서 직무감찰을 할지 아니면 감사원이 직접 감사를 실시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감찰 또는 감사 결과에 따라 이미 존폐론에 휩싸인 여성가족부 폐지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지자체인 전북도에 대한 감찰 결과에 따라 향후 지역 주도 사업에 대한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업무 분담 등에 새로운 사례가 만들어지는 등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대회는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폐영식과 ‘K팝 슈퍼 라이브’ 공연을 잇따라 가진 뒤 이튿날인 12일 종료된다. 전국 8개 지자체에 분산된 각국 대표단은 9~10일 이틀간 각 지역에서 개별 프로그램을 소화한 뒤 폐영식이 열리는 서울로 상경할 예정이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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