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입시비리’ 조민 기소…“책임질 부분 있으면 책임”(종합)
검찰 “단순 수혜자 아닌 주도적 역할한 것”
공소시효 보름 앞두고…일부 혐의는 부인
조민 “뉴스로 접했다…재판 성실히 참석”
아들 조원 대학원 입시비리도 계속 조사
조국(58)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32) 씨가 입시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시효 만료를 보름 앞두고 내려진 결정인데, 조 씨는 “제가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겸허히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부장검사 김민아)는 10일 조민 씨를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 관계자는 “대법원에서 확정된 사실관계에 따르면 조민 씨의 가담 정도가 가볍지 않고, 단순 수혜자가 아니라 주도적 역할을 한 걸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현재도 일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공범에 대한 재판이 일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법과 원칙에 따라 대법원의 최종적인 판단을 받아보는 것이 맞는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씨는 어머니인 정경심(61) 전 동양대 교수와 공모해 2014년 6월10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관리과에 허위로 작성한 입학원서, 자기소개서, 위조된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제출해 평가위원들의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조 씨는 서류와 면접 전형을 거쳐 최종 합격했다.
부모와 공모해 2013년 6월17일 서울대 의전원에 허위로 작성된 자기소개서와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장 명의의 인턴십 확인서, 동양대 총장 표창장 등 위조된 증빙서류를 제출한 혐의도 있다. 조 씨는 서류평가로 진행되는 1단계 전형에서 합격했다.
부산대 의전원 입시 관련 혐의는 정 전 교수의 1심에서 유죄로 판단됐고, 조 씨의 공모 역시 인정됐다. 이는 항소심과 대법원 판결을 거쳐 확정됐다. 서울대 의전원 입시 관련 혐의 역시 조 전 장관의 1심이 유죄로 판단하면서 조 씨와의 공모 사실을 인정했다.
부산대 의전원 부정 지원 관련 혐의의 공소시효(7년)는 오는 26일 만료될 예정이었다. 애초 공소시효는 2021년 6월 10일이었지만, 공범인 정 전 교수가 2019년 11월 11일 관련 혐의로 기소되면서 유죄가 확정된 지난해 1월 27일까지 약 2년 2개월간 정지됐다.
검찰은 조 씨의 일부 혐의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처리 방향을 저울질해 왔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조 씨는 고려대와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 처분에 대한 불복 소송을 취하했다. 이에 검찰은 조 씨의 변화된 입장을 확인하겠다며 지난달 14일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조 전 장관 부부는 “부모인 저희의 불찰과 잘못이 있었음을 자성한다”면서도 입시비리 혐의의 공모 여부에 대해서는 재판을 통해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조 전 장관은 지난달 항소심 첫 재판에서 변호인을 통해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의 아들 조원(26) 씨의 대학원 입시비리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정지된 상태인 만큼 당장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계속 조사하기로 했다.
조원 씨는 2018년 1학기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석·박사 통합 과정에 지원하면서 허위로 작성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확인서·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명의의 법무법인 인턴 확인서·조지워싱턴대 장학증명서를 제출한 혐의 등을 받는다. 조원 씨는 지난달 연대 대학원 석사학위를 반납할 뜻을 밝혔고, 검찰에 서면조사를 받았다.
검찰의 기소 소식에 조 씨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검찰 기소 소식을 뉴스로 접했다. 재판에 성실히 참석하겠다”며 “제가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겸허히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