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대, 오는 31일 조기 폐교…재학생 편입학 혼란 불가피
법원 “학사 운영 여력 없고 일부 학생 반대” 31일 폐교 확정
대학, 당초 2학기 학사 운영 뒤 문 닫을 계획서 1학기 당겨져
교육부, 부산경남 특별편입학 실시…일정 촉박 절차 급조 우려
학교법인의 파산으로 폐교가 결정됐던 경남 진주시 한국국제대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폐교에 들어갈 전망이다. 교육부는 학생들을 구제하기 위한 특별편입학을 추진하고 있지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0일 교육부와 한국국제대 등에 따르면 한국국제대는 최근 법원 판결에 따라 오는 31일 폐교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한국국제대는 당초 올 겨울까지 학사를 운영하고 4학년을 졸업시킨 뒤 폐교할 방침이었다. 2학기 대학 운영자금과 교수 월급 문제가 불거졌지만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했고, 특히 여유를 갖고 학생들 편입학을 추진하기 위해 겨울 폐교를 추진했다. 지난해 폐교한 전남 광양시 한려대학교 역시 같은 상황 속에서 겨울 폐교를 결정한 바 있다.
교수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실제 지난 4일 열린 전체교직원회의에서는 전체 교수 54명 가운데 47명이 출석해 이 가운데 62% 정도인 29명이 2학기 학사 운영에 찬성했다.
특히 교수 월급 부분에 대해서도 사학연금과 4대 보험료를 제외한 임금을 받지 않는, 사실상 무보수를 약속했다.
하지만 파산관재인과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학 측이 최근 법원에 2학기 대학 임시운영허가신청서를 제출했는데, 지난 8일 이를 허가하지 않겠다고 판결했다.
대학이 학사 운영을 할 여력이 없고, 무엇보다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이 여름 폐교를 희망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따라 한국제대는 오는 31일 자 폐교가 확정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교육부와 학생들이다. 편입학 절차는 통상적으로 2~3개월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폐교까지 남은 기간은 현재 3주 정도에 불과한데, 그 사이 편입학 절차를 모두 처리해야 한다. 군대를 갔거나 외국에 나가 있는 학생들도 꽤 많아 당장 모든 학생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것 조차 어려울 정도다. 특히 국가고시를 앞둔 4학년들은 편입학 할 대학에 필수 교과목이 있는지를 파악하거나 적응 여부를 고려할 새도 없이 대학을 찾아야 할 판이다.
한국국제대의 한 교수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지만 학생들 편입학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학생들이 충분히 고려할 시간도 없이 쫓기듯 편입학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특별편입학은 올해 2학기와 내년 1학기 2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편입학 대상은 한국국제대 재학생과 휴학생 중 타교로 편입할 의사가 있는 학생이다.
올해 2학기 1차 특별편입학은 경남지역 대학으로 대상을 한정하고 졸업·국가고시 응시 등이 시급한 4학년을 우선적으로 실시한다. 1차 특별 편입학 대상 대학은 경남권 일반대 8곳(가야대·경남대·경상국립대·부산장신대·영산대·인제대·창신대·창원대)이다.
간호학과는 경남지역 전문대 7곳(경남도립거창대·거제대·마산대·동원과학기술대·진주보건대·창원문성대·김해대)으로 대상이 확대된다.
전체 재적생 570명 중 112명(19.6%)을 차지해 규모가 큰 데다 국가고시 일정 등도 고려됐다. 내년 1학기 2차 특별편입학에서는 부산지역 12개 대학도 대상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경성대·고신대·동명대·동서대·동아대·동의대·부경대·부산가톨릭대·부산대·부산외대·신라대·한국해양대가 해당한다.
다만 이들 대학은 당국이 특별편입학을 협의할 학교일 뿐, 대학이 원치 않으면 특별편입학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교육부는 11일까지 경남지역 인근 대학들과 1차 특별편입학 선발 인원과 일정을 협의할 계획이다. 또 10일부터 14일까지 한국국제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1차 특별편입학 의사를 확인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2학기 편입학은 일정이 촉박하다"며 "한국국제대 교직원과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교육부와 재단 측의 안내에 따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