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관광명소 잿더미
최소 6명 숨지고 수십 명 다쳐
화염 피해 바다에 뛰어든 주민도
한인 교포·관광객 피해는 없어
지난 8일(현지 시간) 세계적인 휴양지인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틀째 확산하면서 섬의 인기 관광명소가 잿더미로 변했다. 지금까지 최소 6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치는 등 인명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다행히 한인 동포나 관광객의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 카운티는 9일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에 긴급 알림과 보도자료를 내고 “전날 밤과 이날 새벽 마우이 섬에서 신고된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며 위험 지대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카운티 당국에 따르면 화재는 전날 마우이섬 중부 쿨라와 서부 해안 라하이나 지역에서 각각 발생했다. 지난 8일 자정께 마우이섬 중부 쿨라 지역에서 첫 산불이 신고됐고 이어 오전 6시 37분 해변 마을 라하이나 인근에서 또 다른 산불이 신고됐다. 마우이 소방국은 8일 오전 9시 55분 라하이나 산불이 100% 진압됐다고 선언했으나 강풍을 타고 잔불이 살아나면서 불이 다시 무섭게 번졌다. 쿨라 지역 산불도 계속 확산해 키헤이 등 중서부 해안 지역까지 퍼졌다. 당국은 최대 시속 80마일(129km)의 돌풍 등 기상 악화로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현지 기상 당국은 하와이 인근에 자리한 허리케인 ‘도라’ 영향으로 강풍을 타고 불길이 삽시간에 섬 곳곳으로 번졌다고 분석했다.
한밤중 갑작스러운 화마의 공격에 주민과 관광객들이 대피하며 큰 혼란이 빚어졌다. 특히 마우이섬 유명 관광지인 라하이나 지역의 피해가 컸다. 마우이 시장인 리처드 비센 주니어는 9일 기자회견에서 이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로 최소 6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이 지역 마을 곳곳에 총 13건의 대피령이 내려졌다. 미 적십자사가 마련한 대피소 5개가 문을 열었으며 총 2100명이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아울러 호텔 등 숙박시설을 포함해 라하이나 지역의 2600여 가구에 전기가 끊겼다고 비센 시장은 전했다.
일부 주민은 강한 화염을 피하고자 바다에 뛰어드는 등 긴박한 상황도 있었다. 카운티 당국은 해안경비대가 바다에 뛰어든 어린이 2명을 포함해 14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마우이의 카훌루이 공항에서는 전날부터 여행객 2000명을 보호하고 있다. 주호놀룰루총영사관에 따르면 마우이 섬에는 연간 한국 관광객 2만 5000명 정도가 방문한다. 마우이섬에 거주하는 한인은 약 500명이다. 다행히 현재까지 이번 화재로 인한 한국 관광객과 한인들의 별다른 피해는 영사관에 보고되지 않은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