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 단체여행 허용… 부산 관광업계 “어서 와요 유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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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 단체 관광’ 6년 만에 재개
‘큰손’ 비롯 보따리상 돌아올 듯
중추절 연휴부터 본격 방문 기대
부산 면세점업계 “가뭄에 단비”
여행사 등도 “매출 증대할 것” 반겨
한국인 중국행 비자절차도 간소화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한다는 소식에 부산지역 면세점, 관광 업계가 들썩인다. 김해국제공항 면세점 전경. 부산일보DB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한다는 소식에 부산지역 면세점, 관광 업계가 들썩인다. 김해국제공항 면세점 전경. 부산일보DB

중국이 10일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을 전격적으로 허용하면서, 부산지역 면세·여행업계의 기대감이 크다. 2017년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이후 6년여 만에 ‘관광 큰손’인 중국 단체관광객과 보따리상이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이날 한국·미국·일본 등 세계 78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여행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문화여유부는 “중국 공민(국민)의 해외 단체여행과 관련한 여행사 업무를 시범적으로 재개한 뒤 여행 시장이 전반적으로 평온하게 운영돼 전면 허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은 2017년 3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진행에 따른 보복의 하나로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을 사실상 금지했다.

중국 단체 관광객의 복귀로 국내 면세점 업계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엔데믹 이후 중국인 개별 관광객은 꾸준히 늘었지만,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커(중국인 단체여행객)’와 보따리상은 돌아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10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액은 8543억 원으로 전달(9381억 원)보다도 8.9% 감소했다. 지난 4월 9654억 원을 기록한 후 3개월 연속 내림세다.


지난 6월 중국인에게 발급된 한국 비자는 11만 4109건으로 전년 동기(9224건)의 12배 수준이다. 애초 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 매출 회복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중국인의 증가에도 매출이 늘지 않는 건 유커와 비교해 개별 관광객의 객단가가 3분의 1 수준으로 낮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지역 면세점은 중국의 이번 조치가 더욱 반갑다. 항공노선이 수도권에 몰린 탓에 엔데믹 이후에도 면세점 업계의 지역 격차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부산점 관계자는 “중국의 보따리 장사꾼들이 엔데믹 이후 서울의 면세점으로는 그나마 늘었지만, 부산은 거의 회복이 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피해가 더 컸다”면서 “코로나로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은 면세업계에 중국인 단체비자 허용은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으로 중국의 중추절 연휴가 있는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 관광업계도 크게 환영한다. 재미난투어 최부림 대표는 “코로나 이후 중국 단체 관광객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면 여행사뿐만 아니라 호텔, 식당 등 관광업계 전체의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중국 관광객이 부산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여행상품을 개발해 홍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돌아오는 유커들을 잡기 위해 지역에서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음 달 15~17일 중국 상하이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K-관광 로드쇼’를 열다.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 6일)를 겨냥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국내 여행업체 30여 곳 중 부산 업체는 한 곳뿐이다.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모든 산업이 수도권 중심으로 돌아가는 영향 탓인지, 지역 관광산업도 수도권에 먼저 관광객이 몰린 후에야 ‘낙수효과’ 정도를 기대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인이 중국 여행비자를 발급받는 절차도 다소 간소화될 전망이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전날 오후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한국에서 중국행 비자를 발급할 때 지문을 채취하던 절차를 상무(M)·여행(L)·친척방문(Q)·경유(G)·승무(C) 비자의 경우 오는 12월 31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2021년 1월부터 모든 중국 비자 신청자를 대상으로 지문을 채취해 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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