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펑크’에 내년 예산 증가율 3%대…7~8년만에 가장 낮다
기재부, 국민의힘 지도부에 보고
내년 총지출 658~663조 범위
“너무 줄일순 없고 3%선은 넘겨야”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예산 증가율(지출 증가율)을 3%대로 잡았다. 이는 올해 예산 증가율 5.1%보다 낮고 최근 7~8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증가율이 된다. 그 이유는 세금이 잘 걷히지 않기 때문이다.
13일 정부와 여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11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에 이같은 내용의 내년도 예산안을 보고했다. 여당 예결위, 당 정책위 라인도 배석한 자리에서 기재부는 3%대 총지출 증가율을 기준으로 막바지 편성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내년도 총지출은 올해 638조 7000억원에서 3%대 늘어난 658조~663조 원 범위가 된다. 최종 수치는 변동될 수 있지만, 8월 중하순 정부 예산안이 확정되는 일정을 고려하면 큰 틀의 흐름은 잡힌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국민의힘 측에 “세수가 덜 들어와서 예산을 많이 늘릴 수 없다”며 “경제활력 때문에 너무 줄일 수는 없고, 3%선은 넘겨야 하는데 어디까지 가능할지는 고민”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예산 지출 증가율이 3%대가 되면 2016년 2.9% 또는 2017년 3.6% 이후 7~8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 된다.
또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제시한 내년 경상 성장률(4.9%)보다 작다. 예산이 경제규모가 커지는 정도에도 못미친다는 것이다.
이는 ‘세수 펑크’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국세 수입은 178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9조 7000억원 적다. 만약 올해 남은 기간에 작년과 같은 수준으로 세금을 걷는다면 연간 세수는 356조원 가량 된다. 올해 세입예산(400조 5000억원)보다 44조원 이상 부족하다.
2018~2022년 예산안 총지출 증가율은 연 7~9%대였다. 2020~2022년은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경기활성화를 위해 9% 안팎 지출 증가율을 기록했고 2019년에도 총지출 증가율은 9.5%에 달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딱 세수 상황만 고려하면 지출 증가율을 오히려 마이너스로 가져가야 하지만 마이너스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보니 최대한 낮출 수밖에 없다”며 “일정 부분 긴축이 불가피하다는 데 대해서는 다들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