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주복 BCM커피머신백화점 대표 “장애인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꼭 부산서 열고 싶어요”
머신 유통 등 33년째 ‘커피 산증인’
올해 장애인 바리스타 대회장 맡아
제2인생 준비 시니어에도 도움 될 것
“부산에서 커피산업에 33년째 종사하고 있는 만큼 커피에 대한 지식과 사랑은 누구보다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제가 제일 잘 아는 커피로 사회에 봉사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요, 앞으로 ‘장애인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을 꼭 부산에서 꼭 개최하고 싶습니다.”
BCM커피머신백화점 고주복(60) 대표는 이렇게 강조했다. 고 대표는 지난 6월 21~2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제7회 전국 장애인 바리스타 대회(KDBC) 대회장을 맡아 활약했다. KDBC는 (사)한국커피연합회가 주최하고, 한국커피연합회 부산·경남지부, (사)부산국제장애인협의회가 주관한 대회다. 2015년 1회 대회부터 고 대표를 필두로 한 부산 지역 사회가 힘을 모아 개최하기 시작했다.
“장애인 바리스타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초량동으로 본사 사옥을 이전하면서부터인데요. 사옥 건물 6층에 부산국제장애인협의회가 입주해 있어서 지켜보던 찰나에, 당시 17세였던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3년 동안 사실상 거동을 못 할 정도로 크게 다쳤는데, 장애인과 관련해 더 관심을 두고 봉사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죠. 그때부터 사옥에 장애인 바리스타 무료 교육장을 비롯해 각종 장애인 교육 시설을 설치했습니다.”
고 대표는 부산 커피산업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우연히 커피산업에 발을 들였지만, 33년째 부산에서 커피 머신 유통을 하면서 부산 커피산업의 흥망성쇠를 지켜봤다. 그는 커피하면 양동이에 탕약처럼 끓이던 다방 커피가 일반적이던 시절, 에스프레소 머신을 부산에 처음 판매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첫 직업은 서울에서 영어 테이프를 판매하는 영업사원이었는데요. 실적이 좋아서 같은 일을 하는 두리양행이라는 회사에 스카우트 됐습니다. 그런데 그 두리양행이 커피 머신 사업에 진출했고, 부산 지사장으로 발령이 나서 처음 부산과 인연을 맺었죠. 에스프레소 커피 머신으로 커피를 내린다는 것이 생소하던 당시, 3개월 동안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총지배인을 설득해서 독일제 WMF 자동 커피 머신 1대를 처음으로 납품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후 부산 특급호텔이 앞다퉈 커피 머신을 들였고, 특급 호텔 건설 붐이 불던 제주도에서도 고 대표를 찾기 시작했다.
고 대표는 1993년 독립해 커피머신 유통회사를 창업했고, 지금까지 이어졌다. “되돌아보면 1999년 스타벅스 한국 진출 이후 엔젤리너스, 카페베네 같은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가 속속 등장했고요, 이디야커피 같은 중소형 커피 프랜차이즈를 시작으로 지금은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와 대형 베이커리 카페가 유행하고 있는데, 인구 대비 커피 소비를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한 나라답게 이제 커피가 일상이 된 것 같습니다.”
부산 모모스커피 전주연 바리스타는 2019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준비를 위해, 당시 한국에는 한 대도 없던 대회 공식 머신 빅토리아 아르두이노의 ‘블랙 이글’을 고 대표를 통해 확보하고, 연습에 매진했다. 그 결과 바리스타 세계 최고 자리에 올랐다.
고 대표는 ‘커피도시 부산’ 조성 분위기가 조성된 만큼 전국 장애인 바리스타 대회에 대한 관심과 함께, 장애인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부산 개최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원래 내년 5월께 부산 벡스코에서 장애인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을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예산 문제로 내년 개최는 아쉽게 무산됐다.
“내후년에는 꼭 장애인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을 부산에서 개최하고 전 세계 장애인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또 시니어 바리스타 대회 개최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시니어와도 함께 하고 싶습니다.”
글·사진=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