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사고 사망자 외국인 비율 12%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골조 등 기피 업무 주로 투입
중소업체 사고 감소 방안 필요

9일 붕괴 사고가 발생해 2명이 매몰된 경기도 안성시 옥산동의 한 신축 공사장 모습. 이날 사고는 9층 규모의 건물에서 9층 바닥면이 8층으로 무너져 내리면서 일어났다. 매몰된 2명은 베트남 국적 남성으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연합뉴스 9일 붕괴 사고가 발생해 2명이 매몰된 경기도 안성시 옥산동의 한 신축 공사장 모습. 이날 사고는 9층 규모의 건물에서 9층 바닥면이 8층으로 무너져 내리면서 일어났다. 매몰된 2명은 베트남 국적 남성으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연합뉴스

지난 9일 경기도 한 신축 건물 공사장에서 베트남 근로자 2명이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다 바닥면이 내려 앉으면서 매몰돼 숨졌다. 이들은 연년생 형제로, 6~7년 전 형이 먼저왔고 2년 전 동생이 따라왔다. ‘코리안드림’을 이루려다 형제가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다.

13일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 사고 사망자 수는 총 402명이며, 이 가운데 47명(11.7%)이 외국인이었다.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 사망자 숫자만 별도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에도 외국인 근로자 사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에는 경남 합천군 고속도로 건설현장에서 신호수로 일하던 미얀마 국적의 20대 근로자가 이동하던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했다. 지난 5일에는 인천 송도의 주상복합 신축 현장에서 30대 외국인 근로자가 줄걸이 작업을 하던 중 떨어져 숨졌다.

외국인 근로자 사망이 늘어나는 것은 건설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숫자 자체가 많아지는 데다 그들이 한국인이 기피하는 어려운 작업에 주로 투입되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기술이 필요한 업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지만 골조작업같이 힘든 일은 거의 외국인이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 사망만인율(사망자수의 1만배를 전체 근로자 수로 나눈 값)이 5.97로 농림어업(1.05) 도소매·음식·숙박업(0.30) 등보다 매우 높다.

특히 자체적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안전관리 교육 등을 실시하는 대기업 건설사와 달리 중소업체의 경우에는 사고 감소 방안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기업은 회사 이미지도 있어서 내외국인 가리지 않고 안전 교육에 신경을 많이 쓴다”며 “그러나 하청도 주고 불법체류자도 쓰는 소규모 업체는 안전 교육을 제대로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