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 무역적자 중국보다 더 커졌다
6·7월 두 달 연속 중국 제쳐
반도체 경기 활성화 적자 늘 듯
최근 우리나라의 무역적자 상대국 순위에서 지난 6월과 7월 두 달 연속 일본이 중국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7월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과 7월 두 달 연속으로 대일 무역적자 규모는 원유를 수입하는 중동지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지난 6월 대일 무역수지는 17억 8000만 달러 적자로 로 중국(13억 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4억 8000만 달러 컸다. 지난 7월에도 대일본 적자는 15억 3000만 달러로 중국(12억 7000만 달러)보다 많았다.
산업부 수출입 동향 자료 기준 일본이 무역적자 상대국 순위에서 2위를 기록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4개월 만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그간 일본은 협회가 통계를 작성한 1983년부터 2010년까지, 2015∼2021년까지 적자 규모 1위였지만 지난 1월부터는 대중 적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적자 상대국 순위에서 중국에 밀렸다.
대중 적자는 지난 1월 -39억 3000만 달러에서 지난달 -12억 7000만 달러로 3배 이상으로 규모가 줄었다. 반면 대일 반도체(HS 8542) 수입액은 지난 6월 5억 2300만 달러로 지난 5월(2억 6000만 달러)보다 2배가량으로 뛰었다. 대일 반도체 검사기기(HS 903141) 수입액도 급격히 증가한 상태다.
무역협회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올해 들어 대일 반도체 수입이 꾸준히 늘면서 중국을 제치고 상대적으로 일본의 적자국 순위가 올라서는 계기가 됐다”며 “경기 요인으로 대중 수입액이 줄면서 대중 적자 폭도 감소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엔화 가치 하락(엔저) 현상이 지속하는 점도 일본산 철강 제품 수입액 증가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월 합금강(HS 7224) 수입은 작년 동기 대비 158.8% 늘었고, 철강 제품 일종인 선철·스피그라이즌(HS 7201) 수입은 작년보다 136.9% 증가했다.
한편 하반기 반도체 경기가 살아날 경우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의 일본 수입액이 늘어나면서 대일 적자 규모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조 원장은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 일본 반도체 장비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일 무역적자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