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이란 동결 자금 해제… 양국 관계 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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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수감자 맞교환 조건
한국기업 이란 진출 재개 전망

그동안 난항을 겪던 한국 내 이란 동결 자금 문제가 4년 3개월 만에 풀렸다. 미국과 이란이 수감자 맞교환 대가로 한국 내 이란 동결 자금을 해제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12일(현지 시간) 이란 국영 통신인 IRNA는 한국에 동결돼 있던 이란 자금이 스위스 은행으로 이체됐다고 보도했다. 한국 내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있는 이란중앙은행 명의의 계좌에는 약 70억 달러(9조 2000억 원) 규모의 돈이 동결돼 있다고 알려져왔다.

이 자금은 석유 결제 대금으로 미국 트럼프 정부가 2018년 이란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린 이후 동결됐다. 그러나 지난 10일 미국과 이란이 수감자 맞교환에 합의하면서 한국 내에 동결된 석유 결제 대금 등도 해제됐다. 당시 이란 국영 통신인 IRNA는 이란 유엔대표부를 인용해 “미국 내 수감자 5명과 이란 내 수감자 5명을 맞교환 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이 협상에는 △한국에 동결된 자금 △이라크 TBI 은행 내 자금 △유럽 내 자금 등 미국의 제재로 동결된 이란 자금을 해제하는 것이 포함됐다.

그동안 한국에서 동결된 이란 석유 결제 대금 문제는 2021년 시작된 핵합의 복원 협상과 얽히면서 양국 관계에 커다란 악재로 작용했다.

이란은 동결 자금 문제로 한국 정부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해왔다. 한국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만 따를 뿐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 이란의 주장이었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외무장관은 한국 내 동결 자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란에서의 한국 드라마 방영을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결이 해제되면서 한국과 이란 관계의 ‘비정상화’를 초래했던 커다란 악재 요인은 일단 사라졌다. 중동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가이자 커다란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되는 이란과 활발한 외교관계를 추진할 조건이 갖춰진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 동결 자금 문제 해결에 이어 미국과 이란의 핵합의가 이뤄질 경우 제재 빗장이 풀리며 한국 기업의 이란 현지 시장 진출도 본격적으로 재개될 전망이다. 한국으로선 이란과의 교역 회복이 수출 상황 반전에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다만 예전처럼 대이란 교역이 당장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는 이르다. 또 내년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과 이란 관계가 다시 한 번 커다란 부침을 겪을 수 있다는 점도 한국과 이란 관계의 주요 변수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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