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엑스포 물 건너갔다” 파장… 국힘 ‘집중포화’ vs 민주 ‘침묵’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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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김한규 대변인 발언 일파만파
국힘 부산의원 전원 “망언” 성명
14일 시의회서 규탄 기자회견 개최
민주, 별도 공개 입장 없이 ‘잠잠’
서은숙 “유치 철저히 하라는 취지”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달 1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한규 원내대변인.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달 1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한규 원내대변인. 연합뉴스

“부산엑스포 유치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원내대변인의 ‘망언’이 정치권에 심각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국민의힘은 중앙당까지 가세해 민주당에 집중포화를 퍼붓지만, 원인을 제공한 민주당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도 중앙당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아 민주당을 향한 공분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소속 부산 국회의원 14명 전원은 13일 성명을 내고 '부산엑스포 망언도 모자라 지역주의 운운하는 민주당은 부산을 떠나라'며 민주당을 거듭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부산엑스포는 물 건너갔다’는 망언을 쏟아낸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해임 등 책임 있는 조치를 민주당에 요구했지만, 정작 민주당은 ‘부산 자극이라는 지역주의 부활이냐’고 해 부산시민의 분노를 치밀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정부와 민간이 총력을 다하지만, 민주당은 재를 뿌린다. 민주당이 조치 등 답을 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부산을 떠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 현역 의원들은 14일 부산시의회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비판 목소리를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김 원내대변인은 앞서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전북 새만금 잼버리 파행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을 지적하며 “2030세계엑스포 부산 유치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에서 원내대변인 사퇴 등을 요구하자 김 원내대변인은 “‘부산엑스포에 대해 부산 시민에게 사죄하라’고 하는 것은 엑스포를 부산만의 행사로 한정 짓고 지역주의를 자극하려는 심산”이라고 맞불을 놨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김 원내대변인 발언을 두고 “민주당은 대한민국 정당인가, 사우디아라비아 혹은 이탈리아 정당인가”라며 “김 원내대변인의 발언에는 악의적 저주가 느껴진다. ‘부산엑스포가 무산되는 것이 민주당의 당리당략에만 부합하기 때문에 유치에 실패하는 것이 좋다’는 민주당의 속셈이 들통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도 각자 목소리를 내며 민주당 비판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 전봉민(수영) 부산시당위원장도 “가벼운 입놀림으로 찬물을 끼얹는 행태에 아연실색할 따름”이라며 “국익보다 선거를 위한 정권의 발목 잡기란 수단으로 검은 정치적 속내를 드러내는 행동을 당장 멈추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박수영(남갑) 의원은 “차라리 그냥 부산은 보수라서 싫다고 하라. 더불(어민주)당 안 찍어줘서 싫다고 하라”면서 “그래서 엑스포도 반대한다고 하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부산 민주당 현역 의원들을 직격했다. 그는 이날 “부산의 민주당 최인호· 박재호·전재수 의원에게 묻겠다. 왜 침묵하고 있나”라면서 “세 사람이 책임을 지고 김 원내대변인을 꾸짖고,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게 만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민주당은 이 사태에 침묵하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을 비롯한 민주당 현역 의원들도 이와 관련해 공개적으로는 별도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다. 서은숙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이날 〈부산일보〉에 “김 원내대변인의 발언은 잼버리 관련 토론 과정에서 나온 ‘말실수’ 정도로 보인다”며 “부산엑스포 유치를 더욱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말”이라며 김 원내대변인을 옹호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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