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착륙하던 진에어 항공기… 바람 밀려 돗대산 근접 ‘아찔 선회’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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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카눈’ 한반도 상륙한 지난 10일
일시적 정상 경로 이탈 후 착륙 확인
진에어 측 “위험한 장면 없었다” 해명

지난 10일 김해공항에 착륙하려던 진에어 항공기가 정상적인 경로에서 벗어나 경남 김해시 돗대산·신어산 방향으로 붙어 선회 착륙한 것으로 밝혀졌다. 강풍의 영향으로 항공기가 더 북쪽으로 밀려 올라간 것이다.

13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10일 오후 4시 5분 베트남 냐짱(나트랑)을 출발한 진에어 LJ072D편은 오후 6시 27분 김해공항에 착륙했다. 항공기는 B738였고, 승객 163명이 탔다. 이날은 오전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한 날이었다. 태풍은 항공기 착륙 당시에는 부산을 지나 중부지방으로 이동한 상황이었다.

항공기가 김해공항에 착륙할 때 바람이 북쪽에서 불면 남쪽에서 착륙하고, 남쪽에서 불면 북쪽에서 착륙한다. 맞바람을 안고 착륙해야 안전하기 때문이다. 이번처럼 바다 쪽에서 접근하는 경우 활주로와 평행하게 하강하다가 남해고속도로에 못 미쳐 180도 틀어야 한다. 이를 ‘서클링 어프로치’라고 한다.

하지만 LJ072D편은 김해공항의 연중 풍향 중 17% 수준인 강한 남풍을 만나게 됐고, 바람에 밀려 서클링 어프로치 중 북쪽으로 밀려나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발행하는 항공정보간행물(AIP)에는 ‘김해공항의 경우, 비상 상황 또는 불가피한 상황에 있을 때를 제외하고 모든 항공기가 소음 방지를 위해 남해고속도로 북쪽으로 비행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돼 있다. 소음 방지를 이유로 들었지만 사실은 북쪽에 고정 장애물인 돗대산과 신어산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충돌을 방지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

그런데 진에어는 이날 공항 북쪽에 위치한 남해고속도로를 훨씬 지나 선회했다. 뒷바람이 강하게 불어 북쪽으로 더 밀려 올라갔기 때문이다. 태풍은 부산을 지나갔지만 여전히 강풍이 불었던 탓으로 추정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종사가 장애물(산)을 인지했고 항공기 안전장비인 지면충돌경보장치(GPWS)가 울리지 않았다”며 “바람이 많이 불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종사는 정상적인 선회 경로에서 이탈하면 심리적으로 불안해지기 마련이다. 실제 김해공항에서는 복항을 두 번 시도한 뒤에도 실패하면 반드시 다른 공항으로 회항하도록 한다.

진에어 측은 “태풍 때문에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착륙하는 과정에서 남해고속도로를 일시적으로 넘었다”며 “정상적인 절차와 다르게 활주로에 접근했지만 지형지물 관련 이슈 없이 정상 착륙했다”고 해명했다.

진에어는 이에 따라 당시 상황을 국토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국토부 역시 이번 사안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국토부와 진에어 양측은 항공기가 공항 북쪽 남해고속도로를 넘었지만 위험한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진에어 LJ072D편의 항적을 살펴보면 비행기는 돗대산 기슭에 바짝 붙어 착륙한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한 관계자는 “항공기가 돗대산 기슭을 지나치면서 선회해 착륙했다. 매우 위험해 보였다”고 전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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