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 위험 경고 수차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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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21년 대비 부족 지적에
당국, 화재 위험 낮다고 저평가
미 언론 “알고도 대책 마련 소홀”

자원봉사자들이 13일(현지 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해변에서 산불 이재민들을 위한 기부 물품을 나르고 있다. 정부의 산불 복구 지원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제기되는 가운데 마우이섬 내 다른 지역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이 라하이나 등 서부 일대에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원봉사자들이 13일(현지 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해변에서 산불 이재민들을 위한 기부 물품을 나르고 있다. 정부의 산불 복구 지원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제기되는 가운데 마우이섬 내 다른 지역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이 라하이나 등 서부 일대에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에서 100년 만의 최악의 화재 참사로 기록된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이 인재라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2021년 산불 예방 대책이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음에도 지난해 지진과 쓰나미, 화산 등 다른 자연재해 위험에 비해 산불의 위험을 저평가한 보고서가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당국의 안이한 인식이 도마에 오른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마우이의 한 카운티에서 펴낸 2021년판 산불예방 보고서는 산불로 인해 소실되는 임야가 크게 늘어났음에도 산불 예방 대책은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카운티의 산불 대응 계획에 대해 “(산불) 예방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이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해 준비돼 있지 않다”며 “중대한 간과”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잠복한 위험 요소를 지적한 보고서가 나온 상황에서 하와이 당국은 지난해 주민들을 위협하는 자연 재해를 열거하면서 쓰나미, 지진, 화산 등의 위험성을 산불보다 우선적으로 꼽아 ‘산불 위험이 낮다’는 평가를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CNN은 설명했다. 특히 지난 5년간의 산불 예방 노력을 다룬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하와이 당국은 산불 위험 증가와 강풍에 의한 피해 확대 가능성을 일찌감치 인지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에 피해가 가장 큰 라하이나 지역이 마우이에서 화재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지적을 담은 민간기구 ‘하와이 산불 관리 조직’의 2014년 보고서를 소개하며 당국의 대비 미비를 지적했다. 하와이주와 마우이 카운티 당국자들도 참여한 이 계획안에는 초목 관리, 사유지와 시설 보호 등 라하이나 지역을 보호할 조치들이 포함됐으나 일부만 이행되는 데 그쳤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한편 마우이섬 산불 참사로 생존자들의 건강도 위협받고 있다고 미국 ABC, CBS 방송이 지난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지난 8일 시작돼 지금까지 최소 93명의 사망자를 낳고 주택 2200여 채를 태운 이번 산불이 현지 주민과 관광객의 신체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선 산불 연기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등 오염 물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 환경보호국에 따르면 초미세먼지(PM2.5)의 경우 코와 입을 통해 폐로 들어갈 수 있고 가장 작은 입자는 혈류로 들어가 천식이나 심장질환 등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산불로 식수가 오염될 위험도 있다. 벤젠, 납, 석면,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등 화학물질이 상수도에까지 침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물이 이동하는 플라스틱 배관이 화재로 가열될 경우 배관이 분해돼 화학 물질이 물에 직접 침출될 수도 있다고 한다. 마우이 카운티는 지난 11일 라하이나 등 산불 피해 지역에 ‘물 경보’를 발령해 병에 담아 파는 생수만 마실 것을 당부했다.

무엇보다 산불과 산불로 인해 발생한 연기가 우울증 발병률을 높이고 특히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고 ABC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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