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번역·오탈자 검사까지… 부산 현직 서장 ‘갑질’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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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제서장, 부하직원에 맡겨
다른 직원들 업무 가중 야기
직위 해제 뒤 대기발령 상태

부산 연제경찰서 건물 전경 부산 연제경찰서 건물 전경

부산 연제경찰서장이 부하 직원에게 갑질을 한 혐의로 직위 해제됐다. 갑작스럽게 일선 경찰서 서장이 비위 혐의로 대기 발령에 들어가면서, 부산 경찰은 온종일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14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김병수 전 연제경찰서장이 비위 혐의로 지난 11일 직위 해제됐다. 김 전 서장은 현재 부산경찰청 경무과 소속으로 대기발령 상태다. 이로써 지난 2월 연제경찰서장으로 부임한 김 전 서장은 6개월 만에 경찰서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 전 서장은 올해 초부터 대학원 논문 과제 수행과 관련해 부하 직원에게 수차례 번역을 대신하게 하거나 오탈자 검사를 시키는 등의 갑질을 벌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직원이 김 전 서장의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느라 주어진 업무에 차질이 생기자 다른 직원들의 업무가 가중되는 등 경찰서 전반의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전 서장이 연제서로 오기 전 근무 당시 일들도 조사 대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총경급 간부에 대한 직위해제가 경찰 조직 운영 측면에서 상당히 부담이 큰 결정인데도 강행한 만큼, 김 전 서장의 비위 행위가 지속적으로 확인됐을 가능성도 있다. 김 전 서장에게 사적인 일 처리를 지시받은 연제서 부하 직원은 현재 개인적인 이유로 타 서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서장의 비위는 경찰청 본청에서 관련 첩보를 받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산경찰청 내부적으로도 상당히 당혹스러워 하면서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김 전 서장에 대한 형사처벌 등의 조치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미뤄 뇌물이나 성비위 등이 아닐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뇌물 수수가 있었다면 대기 발령을 넘어서는 조치가 있었을 것”이라며 “다른 혐의점이 있다기 보단 본인의 사적인 일을 직원들에게 시켰다는 사실 자체가 윤리규정에 어긋나기 때문에 더 이상 지휘관 자리에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전 서장에 대한 징계 여부와 최종 징계 수위는 추가 조사가 마무리 된 뒤 이뤄진다. 부산경찰청은 “본청에서 진행되는 감찰 내용은 지방청에서도 자세히 알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제경찰서장 자리엔 부산경찰청 강오생 전 정보화장비과장이 부임했다. 강 서장은 14일 오전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순경 출신인 강 서장은 의령경찰서장을 지냈으며 경정 시절 연제서에서 경무과장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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