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인상 부산김해경전철 적자 미봉책
올 10월께 300~400원 인상 예고
김해시 500억·부산시 300억 등
연 비용 보전액만 800억 원 누적
부산시와 경남 김해시가 매년 쌓여가는 부산김해경전철 적자의 보전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요금 인상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연간 800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해 부산김해경전철 운영 효율화 등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산시와 김해시는 14일 "부산김해경전철 요금을 오는 10월께 300~400원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7년 5월 요금 인상 후 6년 만에 조정에 나선 것이다. 두 지자체는 향후 부산시 물가대책위원회와 경남도 운임조정위원회를 거쳐 이 계획을 확정하기로 했다.
요금 인상 원인으로는 그동안 누적된 적자가 꼽힌다. 부산시가 300억 원, 김해시가 500억 원을 매년 보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산시가 지난달 초 도시철도·시내버스 요금 인상 방침을 밝히자 김해시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시는 다른 대중교통에서 발생하는 적자에다 경전철 적자까지 떠안아야 해 부담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교통공사에 투입되는 보전비용만 연간 3000억 원에 가깝다”며 “이번에 부산도시철도 요금을 300원 올리기로 하면서 경전철 요금 인상도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김해시 관계자도 “2011년 9월 개통 이후 두 번째 요금 인상”이라며 “위탁 운영하던 경전철을 2017년 사업자 직영으로 전환해 보전비용을 줄이고 요금을 100원 올려 적자를 줄였지만 재정 부담은 여전했다.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산김해경전철 측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는 하루 승객이 6만 명에 달했으나 이후 3만 5000명까지 줄었다. 지금은 5만 명으로 회복세를 보인다. 요금을 300~400원 인상하면 보전비용은 연간 60억 원가량 줄어드는 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요금 인상 계획이 알려지자 부산김해경전철 이용객들은 두 지자체가 대중교통 운영 방안 개선보다 시민에게 책임을 전가하기에 급급하다며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객 박 모(58) 씨는 “시민을 위한 대중교통인 만큼 어느 정도 적자는 이해한다. 하지만 세금으로 큰 규모의 적자를 메우는 땜질식 처방으로 언제까지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버스 노선을 조정해 승객 이용을 늘리는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부산김해경전철은 부산 사상역~김해시 가야대역 사이 23.764km 구간의 21개 역을 오가며 하루 5만 명을 실어 나른다. 민자 8320억 원, 국비 1898억 원, 부산시·김해시 시비 각 949억 원을 포함해 총 1조 2116억 원이 투입돼 2011년 9월 개통했다. 현재 카드를 사용하는 성인 기준으로 부산김해경전철 1구간 요금은 1300원, 2구간 요금은 1500원이다. 1회용 승차권을 이용하면 이보다 100원가량 비싸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