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침체 우려에 글로벌 금융시장 '출렁'
비구이위안발 부동산 우려 확산
코스피·코스닥↓원·달러 환율↑
아시아·유럽 증시도 함께 약세
중국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감이 확산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일제히 출렁거렸다.
16일 코스피는 1.76% 떨어져 2520선으로 주저앉았고, 코스닥 지수는 2.59% 급락해 880선마저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도 1336.9원으로 6원 상승했다.
코스피 시장에선 외국인이 관망세를 보인 가운데 기관이 팔고 개인이 사들이면서 시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외국인은 지수선물시장에서 1만 계약 가까이 순매도하면서 시장에 큰 부담을 줬다. 코스닥시장에선 외국인이 1600억 원가량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최근 등장한 중국 악재가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수요가 부진해지면 전 세계 수요가 회복하지 않아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고조되는 것이 도화선이 됐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7일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 2250만 달러를 내지 못한 상태로 중국의 경기 침체가 부동산 리스크로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경기가 전 세계 수요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어 수요 회복을 지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신중호 이베스트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중국의 소비와 경기가 둔화하면서 수출이 줄어들고 외국인도 투자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증시와 미국·유럽 증시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72.07포인트(1.46%) 떨어진 3만 1766.82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6월 8일 이후 2개월 만에 최저치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 역시 하락 폭이 1% 중반대로 나타났다.
전날(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전장보다 1.02% 하락한 3만 4946.39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16%, 1.14% 하락했고, 유럽증시의 각국 주요 지수들도 일제히 떨어졌다.
중국 경제위기는 원·달러 환율 상승 또한 부추기고 있다. 역외 위안·달러 환율은 지난 14일 0.0163위안 오른 7.2764를 기록하는 등 중국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여 만에 최저를 나타냈다.
원화는 중국에 비해 자본유출입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위안화의 프록시(대리) 통화’로 불린다.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 역시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9.1원 오른 1340.0원에 개장했다가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6원 오른 1336.90원에 장을 마쳤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