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 규제 논란 부담됐나”…농협은행,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 중단
출시 두 달 만에 취급 중단
당국, 50년 주담대 가계부채 지목 원인
NH농협은행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취급한 지 두 달도 안 돼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최근 가계대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일각에서 50년 만기 주담대가 규제 ‘우회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 판매를 이달 말 종료하기로 했다.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달 5일 만기 50년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채움고정금리모기지론(50년 혼합형)’을 출시했다.
농협은행은 당시 내부적으로 2조 원 한도의 특판 상품으로 기획했지만, 고객 반응을 보고 이를 추후 논의하기로 하면서 별도 한도를 설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 원인 중 하나로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꼽는 등 논란이 커지자 당초 계획대로 2조 원 규모만 판매하기로 했다. 지난 17일 기준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액(대출 실행액)은 7028억 원으로, 현재 상담 접수건 등을 고려하면 이달 말까지는 한도를 채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주요 은행들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농협은행이 지난달 5일, 하나은행이 7일, 국민은행이 14일, 신한은행이 26일부터 판매를 시작했고, 우리은행은 지난 14일부터 주담대 만기를 최장 40년에서 50년으로 확대했다. 부산은행도 50년 주담대 상품을 취급 중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계부채의 원인으로 50년 만기 주담대를 지목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7일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50년 만기 주담대에 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이 적정했는지를 살펴보고 제도 개선이 필요하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16일 50년 만기 주담대에 대해 연령제한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