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그룹, 지역 신뢰 회복 방점 찍고 '경남은행 사태' 신속 수습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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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인사·비상경영위 설치 등
횡령 사고 발견 후 즉각 대응
속도 배경엔 '빈대인 지방은행론'
조직 문화 자체 쇄신 의지 해석도

검찰이 지난 2일 BNK경남은행에서 5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횡령 사고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서울 시내 한 경남은행 지점. 연합뉴스 검찰이 지난 2일 BNK경남은행에서 5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횡령 사고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서울 시내 한 경남은행 지점. 연합뉴스

BNK금융그룹이 계열사인 경남은행에서 연달아 발생한 금융사고를 계기로 대대적인 조직 손질에 나선 모습이다. 이는 감독당국을 통해 경남은행 횡령 사고(부산일보 지난 3일 자 8면 보도)가 세상에 드러난 지 보름여 만의 조치다. 그룹 차원에서 신속한 대응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BNK그룹은 자회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장기 근무자를 대상으로 인사를 오는 23일 자로 단행한다. 규모는 본점에서 5년 이상, 영업점에서 3년 이상 동일 업무를 맡고 있는 100여 명 가운데 70여 명이다. 은행 자금 업무 연관자를 우선적으로 진행하며 나머지 인원은 올 연말 정기인사 때 이동한다는 방침이다.

또 횡령 사고가 발생한 경남은행 내에는 비상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비상경영위원회는 금융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쇄신책을 마련하는 업무와 함께 경영관리, 인사, 조직, 내부통제, 비용효율화 등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개선방향을 제안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비상경영위원회 위원장은 전문가적 입장에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경남은행 내부 조직을 혁신해야 하는 임무를 가진 만큼 외부 출신인 이재술 전 안진회계법인 대표가 선임됐으며 부위원장은 이한창 부산은행 전 준법감시인이다. BNK그룹 측은 “비상경영위원회는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지주 주도로 추진되는 조치로 경남은행은 감독당국 조사 협조와 고객 응대 등의 금융사고 수습에 전념하고 위원회는 개선방안 마련 등 경남은행 조기 정상화 지원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지난 9일에는 경남은행 리스크관리본부장(CRO)을 직무에서 배제, BNK금융지주 윤석준 그룹리스크관리부문장이 겸임을 맡도록 했다.

이러한 대책들은 지난 2일 경남은행에서 500억 원대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는 금융감독원이 사실을 밝힌 지 20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모두 이뤄졌다.

이같은 발 빠른 조처에는 이번 사태에 대한 BNK금융그룹 빈대인 회장의 심각성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빈 회장은 지난 6월 지역 금융 기자단 간담회에서 긴축 경영 방침을 세우면서도 사회공헌 사업은 이전보다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낼 정도로 평소 지역과의 신뢰를 제1과제로 꼽아왔다.

이와 관련, 빈 회장은 “지방은행은 금융소비자는 물론 지역민의 많은 관심을 기반으로 성장해 올 수 있었던 만큼 지역에 대한 신뢰도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사고를 거치며 BNK그룹 전체 내부통제 강화는 물론 청렴하고 투명한 계열사 운영을 위해 조직 문화 개선에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역 금융권에서는 빈 회장이 이번 사태 원인으로 정상 작동되지 않은 내부통제 기능 외에 조직 기강 해이 차원의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평소 온화한 리더십을 보여온 빈 회장이지만 경남은행에서 연달아 사고가 발생하면서 조직 문화 자체를 쇄신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재 경남은행에서는 2007년부터 15년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업무를 해온 직원이 562억 원을 횡령·유용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여기다 금융감독원은 경남은행에 대한 부문 검사에서 불법 차명거래와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금융거래 설명 확인 의무 위반 등으로 전 지점장 1명과 지점 대리, 선임 프라이빗뱅커(PB), PB 등 직원 3명을 적발해 지난 6월 말 금융위원회에 제재안을 보고한 상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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