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 GDP 32% 한미일, ‘포괄적 협력’ 시작됐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3국 정상, 금융·첨단 기술 등 전면 공조
지역경제·국민 체감할 구체적 성과 기대

지난 18일 미국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은 안보·경제 등 분야를 포괄한 다층적인 협력의 틀을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3국 관계의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입장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18일 미국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은 안보·경제 등 분야를 포괄한 다층적인 협력의 틀을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3국 관계의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입장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18일 미국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은 안보·경제 등 분야를 포괄한 다층적인 협력의 틀을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3국 관계의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3국 정상은 합의 내용을 문서화한 3건의 문건을 채택해, 포괄적 협력 방안과 견지할 원칙 그리고 외부의 도전·도발·위협에 대한 신속한 협의 공약을 명시했다. 3국 정상은 이에 따라 한미일 정상회담의 최소 연 1회 개최를 포함한 다층적인 협력 체제를 정례화했다. 안보·군사 분야의 중요한 합의도 여럿 있지만, 특히 주목되는 점은 경제 분야의 협력 업그레이드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2%를 차지하는 3국이 전방위적인 경제 협력을 다짐한 것이다.

경제 분야의 협력 확대는 재무장관 회의 신설이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한미일이 재무장관 회의를 신설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기존 한미, 한일 양국 차원에서만 머물던 금융·외환 협력을 3국 차원으로 확대·발전시키겠다는 의도다. 금융시장 안정을 포함한 투자·교류 활성화 등 다양한 공조 방안이 논의된다. 또 반도체의 공급망 안정에 필요한 물자가 부족할 경우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는 ‘3국 조기경보 시스템’ 도입도 눈길을 끈다. 최근 국가안보 차원으로 그 중요성이 급부상한 반도체 공급을 위한 안전장치가 한층 강화됐다고 할 수 있다. 반도체가 핵심 수출 품목인 우리로선 매우 중요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미래 경제패권의 핵심인 우주산업과 인공지능(AI), 양자역학 등 분야의 협력 강화도 주목된다. 3국은 신흥 분야의 초기 기술 개발부터 표준화 확립과 기술 보호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에 걸쳐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첨단 분야를 선도하는 3국 간 협력 플랫폼이 완성될 경우 세계 산업경제의 구도까지 바뀔 수 있다. 세계 반도체 제조 장비의 80%가 3국에서 공급되고 있고, 핵심 소재는 일본 한 나라가 5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플랫폼 구축의 파급 효과를 가늠할 수 있다. 부울경으로서는 3국 경제 협력 확대의 지역 효과를 누릴 방안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3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만큼 포괄적인 경제 협력 방안 마련에 성공했다. 앞으로 얼마나 개별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고, 또 각국 국민이 그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지 여부에 3국 경제 협력 방안의 성패가 달려 있다.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더욱 신경을 써야 할 요소가 많다. 경제적으로 여전히 중요한 중국, 러시아와 함께 안보 문제가 얽혀 있는 북한까지 항상 세밀하게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제정치·안보가 아닌 경제 분야라고 해서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한미일 3국 간 경제 협력 확대가 우리에게 좋은 기회인 동시에 또 하나의 시험대임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