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안보 분야 포괄적 협력

반도체·핵심 광물 안정적 관리
인공지능 등 미래기술 공동연구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린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 정상은 이날 정상회의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미일 관계의 새로운 장이 시작됐음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3국 정상은 반도체·핵심 광물 등의 공급망을 관리할 조기경보시스템(EWS)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반도체 부품과 핵심 광물 등의 공급망에 위기 불안 징후가 나타나면 3개국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한미일 ‘공급망 3각 연대’가 최초로 꾸려지는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18일(현지 시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만나 공급망 관리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방안에 합의했다. 대통령실 최상목 경제수석은 미국 워싱턴 현지 브리핑에서 “한미일 3각 협력의 새로운 출발을 공식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3국 정상은 공급망 구축과 관련해 나라마다 별도로 운영 중인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을 상호 연계해 운영하기로 했다. 핵심 물자가 부족할 경우 정보를 신속히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함께 찾겠다는 것이다. 3국 공급망 관리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은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3국은 앞으로 공급망 구축을 통해 주요 품목 보유 관련 국가를 선별한 후 해당국에 주재한 한미일 재외공관끼리 정보를 교환하고 공급망 교란 시 공조 방안 등에 대한 정례적인 협의를 해 나가기로 했다. 공급망 교란 징후가 나타나면 어떻게 공조할지 등에 대해 3국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는 식이다. 3국은 조만간 이를 위한 시범사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최 수석은 “한국은 제조, 미국은 원천기술, 일본은 소재 등 상호 보완적인 분업 구조를 기반으로 연대를 통한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들”이라며 “공급망 3각 연대 구축으로 외부 교란 요인에 대한 공동 대응이 가능해져 첨단 산업의 공급망 안정성이 획기적으로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3국 정상은 한미일 국립 연구기관이 힘을 합쳐 인공지능, 우주, 양자, 신소재 등 미래 핵심 기술에 대한 공동 연구를 하는 방안 추진에도 합의했다. 각국 대표 연구기관들이 연구개발을 함께할 뿐만 아니라 3개국이 공동으로 출연하는 연구기금도 조성한다. 공동개발과 국제표준화, 기술 보호, 인력 교류 등에 걸친 협력 플랫폼도 구축하기로 뜻을 모았다. 단순히 공동으로 연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동으로 개발한 성과를 국제표준으로 만드는 작업도 함께한다.

세 나라는 특허 출원, 기술 보호, 인력 교류 등 미래기술과 관련한 전체 주기에 힘을 모으는 데 합의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최 수석은 “3개국이 구축하게 될 핵심 신흥기술 협력 플랫폼은 앞으로 더욱 빨라질 글로벌 첨단기술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적으로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이 공동으로 개발한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법 집행 당국 간 공조체계도 구축한다. 올해 미국에서 출범한 ‘혁신기술 기동타격단’을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도 비슷한 조직을 세워 공조하는 방식이다. 한국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법무부가 주도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핵심기술을 탈취하려는 세력들의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는 상황에서 한미일이 공조해 대응하자는 취지다. 이 밖에 미래세대 교류 활성화, 암 치료 연구를 위한 협력 등도 이번 정상회의에서 합의됐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