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토에서 튀어나온 4만년 전 유기물 새끼당나귀. EPA연합뉴스

기후변화로 영구 동토층이 녹아 새나오는 고대 바이러스가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핀란드 헬싱키대학교, 미국 미시간대학교 등 소속 국제연구진은 지난달 온라인 과학 저널 ‘플로스 전산 생물학’에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영구 동토층은 토양 온도가 2년 이상 0도 이하로 유지된 토양으로 그린란드, 알래스카, 티베트고원 등 고지대나 고위도 지역에 분포해 있다. 그 안에는 수만 년 전에 묻힌 고대 바이러스나 병원체가 봉인돼 있는데 기후변화로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 이들은 누출될 수밖에 없다.

연구팀은 시뮬레이션을 수만 번 반복해 고대 바이러스가 현대 박테리아 군집의 종 다양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연구에 사용된 고대 바이러스의 1％가 종 다양성을 최대 32％ 감소시키는 등 큰 혼란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고대 바이러스는 시뮬레이션 속에서 기존 생태계와 경쟁한 끝에 생존과 번식에 성공했는데, 기생충처럼 숙주를 통해 에너지를 얻는 탓에 숙주로 이용된 일부 박테리아가 영향을 받으면서 종 다양성이 감소했다고 한다. 심지어 성공적으로 기존 생태계에 정착한 고대 바이러스는 시간이 지나도 죽지 않고 진화하기까지 했다고 CNN은 전했다.

지구 평균 기온이 계속 오르면서 갑작스러운 영구 동토층 해빙은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CNN은 전망했다. 다만 영구 동토층 해빙이 인간이나 동물 집단에 정확히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