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미신고 아동학대 조기 발견 가능하도록…정부 위기아동 관리 대상 포함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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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보장급여법 시행령 개정안 의결

해당 신생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부산일보DB 해당 신생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부산일보DB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임시 신생아 번호로만 남아있는 아동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정부는 이 아동을 위기 아동 발굴 대상에 포함해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2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이날 밝혔다.

임시 신생아 번호는 출생 후 1개월 이내 예방접종의 기록관리·비용 상환 등을 위해 의료기관에서 발급하는 번호다. 출생 신고 후에는 주민등록번호로 전환된다. 만약 출생신고가 1개월 이상 지연된 경우 등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경우에는 보건소에서 예방접종력 관리를 위해 임시 관리 번호를 발급한다.

임시 신생아 번호나 임시 관리 번호로 남아있다는 것은 경우엔 아이가 태어났으나 출생신고가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동안 법적 근거가 없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임시번호로 관리되는 아동과 보호자의 명단을 받아볼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이 정보를 위기 아동을 찾는 데 활용하지 못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주민등록번호가 없이 예방접종통합관리시스템상 임시신생아번호로 관리되고 있는 아동과 그 보호자의 정보를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으로 연계해 위기 아동으로 의심될 경우 양육 환경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e아동행복지원사업은 예방접종 미접종, 건강검진 미검진, 장기결석, 건강보험료 체납 등 44종의 사회보장 빅데이터를 활용해 위기에 처한 아동을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시스템이다. 위기 아동으로 분류되면 담당 공무원이 대상 아동 가정을 방문해 양육환경을 조사하고, 필요시 복지서비스 등을 연계·제공하거나 학대 신고를 하는 등의 방식으로 처리한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지난 6월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면서 해당 아동이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에 따라 진행됐다. 같은 달 수면 위로 드러난 ‘수원 냉장고 영아 유기’ 사건도 친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탓에 4년이 지난 뒤에야 범행이 발각됐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2015~2022년 태어난 출생 미신고 아동 2123명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249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태어난 출생 미신고 아동 144명 중에는 7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 김기남 복지행정지원관은 “이번 시행령 개정은 주민등록번호 없이 임시번호로 관리되는 아동을 조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한 것”이라며 “이를 근거로 출생미신고 위기 아동을 조기에 발견해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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