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층 4명 중 1명…月8000원 이자도 못낸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평균 미납률 대비 2배 수준
청년 ‘빚 수렁’ 경고음
불안정 고용·고물가 원인


소액생계비 대출을 받은 20대 청년 4명 중 1명은 월 8000원에 불과한 이자도 갚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초구 교대역에 개인회생·파산면책 전문 법무법인 광고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소액생계비 대출을 받은 20대 청년 4명 중 1명은 월 8000원에 불과한 이자도 갚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초구 교대역에 개인회생·파산면책 전문 법무법인 광고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소액생계비 대출을 받은 20대 청년 4명 중 1명은 월 8000원에 불과한 이자도 갚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정한 고용 상황에 고물가에 따른 생활비 부담 등이 겹친 영향으로 분석된다.


21일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소액생계비 대출을 받은 20대(만 19세 포함)의 이자 미납률은 24.5%에 달했다.


대출 건 중 이자 납입일이 도래한 8931건 중 정상 납입이 6581건, 미납이 2190건, 완제(모두상환)가 160건이었다. 20대 이자 미납률은 전 연령 중 가장 높을 뿐 아니라, 같은 기간 전체 연령대 미납률(14.1%) 대비 2배에 육박한다.


실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이자를 제때 갚는 비율이 높았다. 같은 기간 60대와 70대 이상 대출자들의 이자 미납률은 각각 7.4%, 7.2%로 나타났다. 50대는 9.7%, 40대는 13.5%, 30대는 17.7%로 집계됐다.


소액생계비 평균 대출금액인 61만 원에 대출금리(연 15.9%)를 적용해보면 첫 달 이자는 8000원가량이다. 하지만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나 정책금융상품인 소액생계비를 빌린 20대 청년 상당수가 한 달 1만 원도 안 되는 이자를 내지 못하고 있어 사실상 '벼랑' 끝에 내몰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연령 특성상 직업이 아예 없거나 일정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고금리에 생활비 부담마저 커지면서 20대 청년층의 상환 여력 및 의지가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 이자 미납률이 상품 출시 초반 8%대에서 최근 14%대까지 꾸준히 증가해온 만큼 20대 미납률은 향후 더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의원은 “청년 빚 문제의 심각성과 절박함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소액생계비 대출의 지속 공급과 함께 채무조정, 취업지원 등 연계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월 몇천원의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20대가 늘어나는 것을 두고 ‘무계획 대출’ 성향을 지적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월 1만 원도 되지 않는 금액을 내지 못하는 청년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사실상 안 갚는 것으로 봐야 할 수도 있다”며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금융 및 신용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