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학기 경계 잊었다… 1년 내내 체험 프로그램 ‘인기 만점’
인성영어캠프, 10분 만에 마감
부산대 등 연계해 신뢰도 ‘껑충’
다음 방학 땐 수학도 접목 계획
원북원부산 책 필사하기 ‘인기’
소통 공연 ‘인문학콘서트’ 주목
가족 단위 안전체험도 해볼 만
이번 주를 끝으로 대부분의 학교가 개학하며 2학기에 돌입했다. 학생들은 알찬 방학을 보냈을까. 다음 방학을 기약하며 이번 방학 주목할 만했던 방학 프로그램과 방학과 별개로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대학에서 영어로 놀아요
초등학생은 2분, 중학생은 10분. 모든 신청이 매진됐다. 인기 아이돌 가수의 공연이 아니다. 방학을 맞아 올여름 부산시교육청이 주최한 인성영어캠프 이야기다.
지난 1일 부산대 언어교육원 3층 교실. 부산대 영어영문학과 벤 메이 객원교수가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음악 과목 수업이 한창이다. 판소리부터 포크뮤직까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각 나라의 전통 음악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학생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음악의 종류와 음악에 대한 감상을 영어로 표현한다. 벤 교수는 “영어라는 언어 수업 이전에 언어가 가지고 있는 문화를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옆 학급에서는 뮤지컬 영화를 보고 등장인물의 특징을 맞추는 퀴즈 수업이 진행중이다. 학생들은 영화 속 대화를 모두 알아챌 순 없었지만, 주인공의 특징을 퀴즈로 맞추고 영어 문장도 완성한다. 캠프에 참가한 최강인(12) 학생은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는 것과 달리 원어민 선생님들과 놀다보니 자연스레 영어가 익혀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2월 처음 문을 연 겨울방학 인성영어캠프는 예비 중1~3학년 40명을 대상으로 기수별 4박 5일간 2개 기수를 운영했다. 시교육청 차원에서 합숙 영어 캠프를 운영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었다. 하지만 92% 학생이 재참가를 희망할 정도로 만족도는 높았다.
올해 여름 시교육청은 지역 대학의 시설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캠프를 업그레이드했다. 3주간에 걸쳐 540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원도심·서부산권 초5~중3 학생의 참가 열기는 뜨거웠다. 10분 만에 모든 정원이 채워졌다. 원도심, 서부산권으로 지역을 제한해 지역 간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의미도 담았다. 지역 3개 국립대학(부산대, 부경대, 한국해양대)과 연계한 점도 인기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대학별 특색을 살려 부산대에서는 부산대 캠퍼스를 누비며 추격전을 벌이는 ‘어메이징 레이스’ 프로그램이 열렸고 한국해양대에서는 해양레포츠와 승선체험 행사도 열렸다. 대학에서 직접 프로그램을 구성한 만큼 학부모들의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도도 상승했다.
올여름 영어 캠프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아쉬워 할 필요는 없다. 영어 캠프는 다음 방학에도 이어진다. 시교육청은 영어와 수학이 접목된 진화된 형태의 캠프로 학생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부산시교육청 송진숙 장학관은““시교육청과 지역 대학이 함께 운영한다는 점이 학부모,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다”며 ”과목과 기간을 확대해 수학 캠프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방학 끝나도 활동은 ‘현재진행형’
지난 19일부터 부산 7개 권역별 학교에서 고등학생 독서토론캠프가 시작됐다. 동아리 지도교사와 지정도서 모모, 호모데우스를 읽고 30개교 35개팀 학생 210명이 토론을 벌인다. 19일 19일 4개 권역 20개교를 시작으로, 오는 26일에는 6개 권역 30개교 학생들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펼친다. 비경쟁 독서토론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캠프는 다음 달 2일까지 권역별로 총 2회의 일정으로 마무리된다.
오는 12월 15일까지는 부산 지역 청소년 대상 로 ‘2023년 원북원부산 올해의 책 필사하기’ 행사도 책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의 이목을 끈다. 필사 대상 도서는 초등학생용 ‘거짓말의 색깔’, 청소년용 ‘페퍼민트’ 등 2종이다. 손으로 책을 필사하는 과정은 학생들의 사고력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시교육청은 추첨을 통해 매월 50명, 총 200명을 선정해 1만 원 상당 도서문화상품권을 나눠준다.
무더위가 한 풀 꺾인 뒤 독서 대신 활동을 선호한다면 다양한 체험관 활동이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학생예술문화회관에서는 오는 26일 오후 2시 부산진구 놀이마루에서는 성악가 장진웅, 뮤지컬배우 오진영과 함께하는 인문학콘서트 '이야기가 있는 음악콘서트'가 열린다. 2부로 나뉘어 열리는 콘서트 중 1부에서는 장진웅 성악가가 노래와 함께 성악과 뮤지컬의 발성법, 뮤지컬 전공의 진로·진학을 설명한다. 일방적인 공연이 아닌 학생들과 소통하는 공연이 특징이다. 2부에는 각종 TV프로그램에서 실력을 뽐낸 오진영 뮤지컬 배우가 ‘뮤지컬 배우가 들려주는 내 삶과 음악 이야기’를 주제로 뮤지컬 공연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준다.
오는 25일까지 강서구 부산학생안전체험관에서 가족이 함께하는 안전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살아있는 안전교육을 체험하고, 관련 지식 습득에 도움을 주고자 마련됐다. 어린이 안전, 응급처치, 교통안전, 생활·재난 안전 등 5개 분야로 구성해 1일 2회씩 운영하며, 안전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문 강사들이 실습 체험을 선보일 예정이다.
참가 희망자는 오는 19일까지 놀이마루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선착순이며 초등학교 5학년 이상의 학생, 학부모, 교직원 및 일반시민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