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보·경남 LH, 공공기관 내부 징계 ‘최다’ 오명
2분기 경영정보 공시 분석 결과
LH, 해임 1건 포함해 8건 징계
기보, 정직 5건으로 부산 최다
타 기관선 음주운전·성희롱도
부산, 경남 소재 공공기관 10곳의 2분기 내부 징계 건수가 28건에 달하는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부산에서는 기술보증기금이 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남에서는 최근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8건으로 최다였다. 정부 정책을 수행하며 공익을 최우선해야 할 공공기관에서 행동 강령, 품위 유지 의무 등의 위반은 다반사이고 음주운전, 성희롱 등 중범죄도 발생하면서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비판이 나온다.
21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부산, 경남에 본사를 둔 공공기관은 총 35곳이다. 이 가운데 2분기 공시를 통해 내부 직원 징계 사실을 공개한 곳은 10개 기관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많은 징계가 이뤄진 곳은 LH로 8건에 달한다. LH는 공시에서 해임 1건(임직원 행동강령 등 위반), 정직 3건(품위 유지 의무 위반 2건, 임직원 행동 강령 등 위반 1건), 감봉 2건(임직원 행동 강령 등 위반), 견책 2건(품위 유지 의무 위반) 등이라고 밝혔다. 이는 부산, 경남 공공기관을 통틀어 가장 많은 징계 건수다.
두 번째로 징계가 많은 곳은 기술보증기금으로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많은 5건이다. 모두 ‘취업규칙·임직원 행동강령 위반 등’을 이유로 중징계 수준인 정직 처분을 내렸다. 부산 문현금융단지에 위치한 공공기관 중에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근무 불성실 등 취업규칙 위반 1건 △한국남부발전직무상 의무를 위반 또는 직무 태만 견책 1건 등이 있었으며 이밖에 부산 기관 중에서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직장 이탈의 금지 위반으로 경고 1건이 있었다.
경남에서는 음주운전과 직장 내 성희롱 등 범죄에 준하는 사건이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 창원에 위치한 한국전기연구원의 경우 한 직원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았으며, 진주에 본사가 있는 국토안전관리원에서는 직장 내 성희롱이 발생, 해당 직원에 감봉 징계가 결정됐다. 국토안전관리원에서는 직장 이탈로 견책 징계도 있었다.
국가 안보와 직결된 국방기술품질원에서는 보안 관리 규정 미준수로 근신 5일, 품위 유지 의무 위반으로 감봉 3개월이 각 1건씩 있었다.
지난해 ‘성 비위 징계 규정’ 뒷북 신설로 질타를 받은 주택관리공단은 임직원 윤리 행동강령 등 위반과 준수의무 및 겸업금지 위반으로 정직 2건 외에 경징계인 견책 1건으로 총 3건이었다.
이 밖에 한국남동발전은 직무상 의무 위반 및 직무태만으로 감봉 1건, 견책 3건으로 LH에 이어 두 번째 경남 징계 다수 공공기관의 오명을 안았다.
사기업보다 높은 도덕성을 필요로 하는 공공기관이지만 이처럼 직원들의 일탈 행위가 다수 발생하면서 공공부문 전반에 걸쳐 강도 높은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산, 경남 지역 공공기관 고위 관계자는 “각 기관이 자체 감사실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청렴도는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선 공공기관 자체 역량만으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 감사 업무를 외부에 맡기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최근에는 과도한 복리후생 잔치나 채용과 관련해 ‘모호한 공고’로 문제(부산일보 지난 15일 자 8면 보도)가 되는 등 개인 직원 문제를 넘어서는 양상을 보여 정부 차원에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