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리스크에 기준금리 두 달 만에 0.1%P 또 인하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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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기만 인하·5년 만기 동결
인하 폭은 시장 예상에 못 미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부동산 리스크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우량대출금리(LPR)를 두 달 만에 인하했다. 다만 인하 폭은 시장의 예상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인민은행은 21일 1년 만기 LPR을 연 3.45%로 0.1%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5년 만기 LPR은 연 4.2%로 기존과 같았다. LPR은 명목상으로는 시중은행 우량 고객 대상 대출금리의 평균치이지만, 인민은행이 각종 정책 수단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어서 사실상의 기준금리로 볼 수 있다. 1년 만기는 일반대출, 5년 만기는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으로 알려져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8월 이후 동결했던 1년 만기와 5년 만기 LPR을 지난 6월 각각 0.1%P씩 인하했고, 지난달에는 동결한 바 있다. 인민은행이 1년 만기 LPR을 인하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2개월 만이다. 1년 만기 LPR 3.45%는 약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5년 만기 LPR 4.2% 역시 지난 6월 이후 석 달째 최저치를 유지하고 있다.

인민은행이 2개월 만에 1년 만기 LPR 금리를 전격 인하한 것은 중국 경제의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와 부동산·금융업계 등의 기업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확산하는 상황 때문이다. 금리를 낮춰 유동성 공급을 통해 경기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중국에선 최근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의 채무불이행 위기가 금융권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7월 소매 판매와 산업 생산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5%와 2.7%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소비와 생산이 모두 부진의 늪에 빠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이날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폭은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작았다. 앞서 로이터는 35명의 시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사전 조사한 결과 1년 만기와 5년 만기 LPR이 각각 0.1~0.15%P와 0.15%P 낮아질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관측이 나왔다고 전했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들도 대부분 1년 만기와 5년 만기 LPR이 모두 0.15%P씩 낮춰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중국 선임 전략가인 싱자오펑은 “놀라운 결과로 (중국의)은행들이 아직 잘 준비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5년 만기 LPR 금리를 유지한 것을 두고 부동산 시장 부양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JLL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중화권 연구 책임자인 브루스 팡은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 과열을 원치 않는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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