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비위 인사가 승진… 부산시교육청 학생 보기 안 부끄럽나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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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56명 교육전문직 인사 단행
창의융합교육원장 임명자 논란
2010년 직위해제·경징계 전력
고위직 간 ‘돌려막기식’ 비판도

부산시교육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시교육청 전경. 부산일보DB

다음 달 1일 자 부산시교육청의 교육전문직 인사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과거 성 비위 전력이 있는 인사가 3급 고위직으로 승진해 직속 기관장으로 임명됐고 3급 간 ‘회전문 인사’가 나오면서 원칙 없는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17일 3급 고위직 승진 인사 7명을 포함해 356명의 교육전문직 승진·전직·전보 임명(용)을 단행했다. 시교육청은 이번 인사에 대해 “학력 신장 등 교육청 중점과제를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역량 적임자를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례 없는 승진 사례와 전보가 속출하며 시교육청 안팎에서 후폭풍이 거세다. 과거 성 비위 전력이 있던 인사가 직속 기관장으로 승진하면서 교육청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의 메시지가 뭐냐”는 비판이 인다. 지난해 하윤수 교육감의 첫 교육전문직 인사에서 3급에서 4급으로 강등됐던 A 기관장은 이번 인사에서 창의융합교육원 원장으로 승진했다. A 기관장은 2010년 교장 승진 연수 과정에서 성 비위 사건에 휘말려 직위해제 되고 시교육청 자체적으로 경징계를 받기도 했다. 현행법에 따라 A 기관장은 성 비위 사건으로 교장 임용이 불가능하다. A 기관장은 사회 교과를 전공했는데 수학, 과학 관련 교육을 중점적으로 하는 창의융합교육원장으로 임용된 점에도 의문부호가 달린다.



부산의 한 고등학교 교장은 “창의융합교육원의 경우 학생 대면 행사도 많은데 성 비위 이력이 있는 A 씨를 퇴직 1년을 남기고 승진을 시켜 인사한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인사다”고 말했다.

인사 1년 만에 기관장을 대폭 물갈이 한 점도 사실상 인사 실패를 자인했다는 지적도 인다. 이번 인사에서 지난해 임명됐던 교육국장, 학생인성교육원장, 북부교육지원청 교육장, 해운대교육지원청 교육장, 창의융합교육원장이 교체됐다. 중등 교장 3명도 타 학교로 전보 조치됐다. 통상 직속 기관장, 교장의 경우 업무 연속성 등의 차원에서 최소 2년을 보장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지난해 인사 당시 관련 분야 장학관 경력이 많지 않은 인사를 3급 직속 기관장으로 전격 발탁한 점 등에서 ‘정실 인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한 교육전문직 3급은 기관장 등을 지낸 뒤 인사 적체 해소 등의 차원에서 교장 등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관례를 깨고 교육장, 일부 직속 기관장 인사에서 대거 전보가 일어난 점도 4급 과장급의 업무 동기 부여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산지역 교육계 한 인사는 “정년이 1년 남은 인사를 학교장으로 임명하고 기존 학교장을 1년 만에 교체하는 것은 학교 운영 전반을 무시하는 것이다”며 “4급 인사 적체가 심한데 승진을 최소화하고 3급을 연속으로 특정 인사들이 나눠 맡는 것은 조직 전체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이번 인사로 교육청의 주요 업무를 지휘하는 교육, 행정, 기획 국장 3명이 모두 교체되면서, 집권 2년 차 시교육청 내부 안정과 업무 역량 신장을 위한 하 교육감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시교육청 내부적으로 부교육감이 ‘실세’로 업무 전반을 총괄하고 하 교육감이 외부 행사, 선거법 재판 문제 등으로 ‘내치’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나오는만큼 인사 이후 내부 정비가 하 교육감의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다음 달 예정된 하 교육감의 선거법 관련 재판 결과도 하 교육감 2년 차 성패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인사에 대해 하 교육감은 “업무 능력에 따른 인사”라는 입장이다. 하 교육감은 “지난해 취임 직후 인사와 달리 이번 인사의 경우 1년간 업무를 함께한 결과를 토대로 업무 능력 등을 적극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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