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 갈맷길]⑨ 낙동강 둔치 자연생태공원 벗 삼아 ‘뚜벅뚜벅’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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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코스-인생삼락(人生三樂) 갈맷길>
유채꽃·연꽃·코스모스 등 계절별 꽃단장
낙동강 둔치 삼락생태공원 따라 걷는 길
자연 습지·야생 동식물도 탐방할 수 있어
호젓한 강나루길에선 상념 떨치는 시간

욜로 갈맷길 9코스 ‘인생삼락(人生三樂) 갈맷길’은 낙동강 둔치에 강줄기를 따라 길쭉하게 뻗은 삼락생태공원을 걷는 길이다. 삼락생태공원은 봄에는 유채꽃이, 여름에는 연꽃과 수련·해바라기가,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다. 연꽃단지에서 본 연꽃. 욜로 갈맷길 9코스 ‘인생삼락(人生三樂) 갈맷길’은 낙동강 둔치에 강줄기를 따라 길쭉하게 뻗은 삼락생태공원을 걷는 길이다. 삼락생태공원은 봄에는 유채꽃이, 여름에는 연꽃과 수련·해바라기가,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다. 연꽃단지에서 본 연꽃.

부산에는 걷기 좋은 길이 있다. ‘욜로 갈맷길’이다. 기존 갈맷길(9개 코스 23개 구간 278.8km) 중에 ‘부산 사람이라면, 부산에 오면 꼭 한 번 걸어 봐야 할 길’ 콘셉트로 10개 코스(총 100km)를 추리고 코스별 테마도 입혔다. 갈맷길의 축소판이다. 욜로 갈맷길 여정에 끝이 보인다. 이번에는 9코스 ‘인생삼락(人生三樂) 갈맷길’을 소개한다. 9코스는 부산 사상구 삼락동 낙동강 둔치에 강줄기를 따라 길쭉하게 펼쳐진 삼락생태공원을 벗 삼아 걷는 길이다. 잘 보존된 습지의 생태를 탐방하고, 사계절 변모하는 꽃과 나무들을 보며 걷거나 때론 쉴 수 있는 갈맷길이다. 정식 코스에서 잠시 벗어나 공원 곳곳에 모세혈관처럼 뻗어 있는 비포장 산책로를 걸으며 낙동강 하구의 원시 자연과 마주하는 여유도 부려 볼 수 있다. 평지를 걷는 코스인 만큼 부담은 덜어 내자.


욜로 갈맷길 9코스의 출발점인 강변나들교. 차량 통행이 많은 낙동대로와 강변대로의 횡단보도를 이용하지 않고 괘법동 중심 상업지에서 삼락생태공원까지 걸어서 건널 수 있다. 욜로 갈맷길 9코스의 출발점인 강변나들교. 차량 통행이 많은 낙동대로와 강변대로의 횡단보도를 이용하지 않고 괘법동 중심 상업지에서 삼락생태공원까지 걸어서 건널 수 있다.
낙동강사문화마당 연꽃단지 전경. 못에는 하트 모양의 수련 잎들이 수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낙동강사문화마당 연꽃단지 전경. 못에는 하트 모양의 수련 잎들이 수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낙동강사문화마당 연꽃단지에는 연못 사이사이로 나무 덱길이 설치돼 있고, 햇빛을 피하며 앉아 쉴 수 있는 쉼터도 있다. 낙동강사문화마당 연꽃단지에는 연못 사이사이로 나무 덱길이 설치돼 있고, 햇빛을 피하며 앉아 쉴 수 있는 쉼터도 있다.
태풍을 보내고 무더위 속에 꽃을 피운 수련. 수련은 수면에 잎과 꽃이 거의 붙어 있다는 점에서 연꽃과 다르다. 둘은 잎 모양도 다른데, 연꽃은 잎이 뚫린 곳이 없지만, 수련은 하트 모양처럼 잎의 한쪽이 깊이 뚫려 있다. 태풍을 보내고 무더위 속에 꽃을 피운 수련. 수련은 수면에 잎과 꽃이 거의 붙어 있다는 점에서 연꽃과 다르다. 둘은 잎 모양도 다른데, 연꽃은 잎이 뚫린 곳이 없지만, 수련은 하트 모양처럼 잎의 한쪽이 깊이 뚫려 있다.

■삼락생태공원 호젓하게 걷는 길

욜로 갈맷길 9코스는 낙동강 둔치에 조성된 공원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삼락생태공원을 걷는 길이다. 삼락생태공원은 이달 초 부산시 1호 지방정원으로 지정됐다. 부산시가 처음으로 지정한 지방정원이 됐다는 말로, 보다 체계적인 관리와 운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최대 규모의 낙동강 둔치 지방정원이라는 점에서 ‘부산 낙동강 정원’이라는 새로운 이름도 얻었다. 순천만 국가정원, 태화강 국가정원에 이어 국내 세 번째 국가정원 지정도 추진 중이다.

9코스는 사상구 괘법동 르네시떼 앞 강변나들교에서 북구 구포동 부산도시철도 3호선 구포역까지 8.7km 구간이다. 출발 지점인 강변나들교까지는 부산도시철도 2호선 사상역에서 내려 3번 출구로 나와 광장로를 따라 르네시떼 방면으로 쭉 걸으면 된다. 강변나들교는 사상구 괘법동과 삼락동을 이어주는 고가 다리로, 사람만 걸을 수 있는 인도교다. 강변나들교 너머엔 초목이 무성한 초록빛 세상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강변나들교에서 내려오면 본격적인 욜로 갈맷길의 여정이 시작된다. 낙동강 하구 방향으로 왕복 2차로 도로 옆 인도를 따라 걷는다. 물놀이 광장과 생태연못, 낙동강사문화마당 이정표를 지나 낙동강사문화마당 연꽃단지 쪽으로 걷는다. 인도를 따라 쭉 걸어가면, 낙동강사문화마당 연꽃단지에 닿는다. 연꽃단지에는 연못 사이사이로 나무 덱길이 설치돼 있고, 햇빛을 피하며 앉아 쉴 수 있는 쉼터도 있다. 연못에는 하트 모양의 수련 잎들이 수면을 가득 메우고 있고, 만개한 연분홍 꽃들도 수면 위로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있다. 수련과 연꽃은 연못이나 호수에 사는 수생식물로 생김새와 생태가 많이 닮았는데, 수련은 6~8월, 연꽃은 7~8월 개화한다. 구별하는 방법은 잎과 꽃이 수면에 붙어 있는 것이 수련, 수면 위로 길게 뻗어 있는 것이 연꽃이다.

낙동강사문화마당 연꽃단지를 둘러본 뒤에는 연꽃단지 앞에 조성된 광장을 반환점으로 해서 낙동강 상류 방향으로 시멘트로 포장된 길을 따라 걸으면 된다. 낙동강 하구 쪽으로 걸어 내려왔던 길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는 길이다. 길 오른쪽으로 삼락야외수영장과 인라인스케이트장을 잇따라 지나면, 다시 연꽃단지가 나타난다. 낙동강사문화마당 연꽃단지에 수련이 가득했다면, 이번 연꽃단지에는 진짜 연꽃들로 가득하다. 삼락생태공원은 연꽃과 수련 단지가 곳곳에 조성돼 있어 사진 애호가들 사이에선 출사 명소로 인기가 높다.

삼락습지생태원에서 만난 코스모스 들판. 삼락습지생태원에서 만난 코스모스 들판.

삼락습지생태원에 있는 소규모 야생화원에서는 평소 잘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식물 이름과 생태도 팻말로 잘 설명해 뒀다. 삼락습지생태원에 있는 소규모 야생화원에서는 평소 잘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식물 이름과 생태도 팻말로 잘 설명해 뒀다.
삼락습지생태원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된 꼬리명주나비를 되살리기 위한 복원지를 볼 수 있다. 낙동강 둔치의 개발로 꼬리명주나비의 먹이가 되는 쥐방울덩굴이 사라진 것이 멸종위기의 원인이라고 한다. 삼락습지생태원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된 꼬리명주나비를 되살리기 위한 복원지를 볼 수 있다. 낙동강 둔치의 개발로 꼬리명주나비의 먹이가 되는 쥐방울덩굴이 사라진 것이 멸종위기의 원인이라고 한다.

초록 들판에 자전거와 철새 등의 모양을 한 알록달록 철제 조형물이 어우러져 있다. 삼락습지생태원의 대표적인 사진 명소이다. 초록 들판에 자전거와 철새 등의 모양을 한 알록달록 철제 조형물이 어우러져 있다. 삼락습지생태원의 대표적인 사진 명소이다.
삼락습지생태원에서는 철새를 보는 일이 어렵지 않다. 백로들이 노니는 모습. 삼락습지생태원에서는 철새를 보는 일이 어렵지 않다. 백로들이 노니는 모습.
삼락습지생태원 생태연못에는 멸종위기 식물인 가시연꽃을 복원하기 위한 공간도 있다. 가시연꽃은 연꽃과가 아닌 수련과에 속한 식물로, 수련처럼 수면에 잎이 자란다. 잎이 주름이 지면서 마치 악어 등 비늘처럼 보인다. 삼락습지생태원 생태연못에는 멸종위기 식물인 가시연꽃을 복원하기 위한 공간도 있다. 가시연꽃은 연꽃과가 아닌 수련과에 속한 식물로, 수련처럼 수면에 잎이 자란다. 잎이 주름이 지면서 마치 악어 등 비늘처럼 보인다.

■삼락습지생태원에선 원시 습지 탐방

연꽃단지를 지나면 부산김해경전철 고가 구간 아래를 거쳐 야구장 방면으로 걸으면 된다. 하지만 현재 삼락생태공원을 가로지르는 부전~마산 복선전철의 터널과 교량 공사로 길이 막혀 있어 9코스 출발점인 강변나들교가 있는 쪽으로 갔다가 다시 야구장 방향으로 우회해야 한다.

야구장이 보이면, 야구장을 오른쪽으로 끼고 돌아 낙동강 상류 쪽으로 다시 걷는다. 길 오른쪽으로 성인야구장과 유소년야구장 등이 이어지고, 야구장 뒤쪽으로도 축구장, 럭비구장, 사이클장, 테니스장, 족구장 등 다양한 체육 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삼락생태공원이 왜 부산 지역 생활 체육의 메카로 불리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야구장을 잇따라 지나면 삼락습지생태원과 만난다. 삼락습지생태원은 2008년에 조성된 22만여㎡ 규모의 광활한 자연 습지 생태원이다. 원래 잔디 양묘장이었던 곳이 지금은 생태연못과 습지관찰장, 갈대체험장, 소규모 야생화원, 물억새군락 등을 갖춘 공간이 됐다. 자연 그대로의 습지, 다양한 동식물을 만날 수 있어서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곳이다. 삼락습지생태원 이정표를 보고 입구를 찾아 들어가면, 호젓한 흙길 양옆으로 코스모스 들판이 펼쳐진다. 하얀 꽃, 연분홍 꽃을 피운 코스모스가 강아지풀, 억새와 뒤섞여 도란도란 가을을 준비한다. 삼락생태공원은 봄엔 유채꽃, 여름엔 연꽃과 수련·해바라기, 가을엔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피며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 입는다. 소규모 야생화원에는 까치수염, 꽃범의꼬리, 방풍, 상사화, 원추리, 비비추, 마가렛 등 도시인들이 평소 잘 볼 수 없는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삼락습지생태원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과 철새도 볼 수 있다. 생태연못에는 멸종위기 식물인 가시연꽃이 자라고 있다. 연꽃잎들을 보면 어릴 적 TV만화 ‘개구리 왕눈이’가 떠오른다. 습지를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인데, 과거엔 습지가 그만큼 잘 보존돼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한다. 습지 주변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노니는 백로들도 보인다. 생태연못과 그 주변에는 자연 습지의 훼손을 최소화한 산책로와 관찰 덱이 설치돼 있어 둘러보기 좋다.

생태원 주변으론 좁은 흙길이 여럿 있다. 생태 탐방을 하며 혼자만의 사색에 빠져 본다. 낙동강 하구의 개발로 먹이가 되는 쥐방울덩굴이 사라지면서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된 꼬리명주나비를 되살리기 위한 복원지도 볼 수 있다.

폭이 2~3m 정도 되는 강나루길. 풀벌레 소리와 갈대숲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상념을 떨쳐 낼 수 있는 호젓한 길이다. 폭이 2~3m 정도 되는 강나루길. 풀벌레 소리와 갈대숲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상념을 떨쳐 낼 수 있는 호젓한 길이다.
삼락생태공원의 북쪽 끄트머리에 있는 축구장E를 지나면, 낙동강과 낙동강 너머 강서구 대저생태공원,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강서낙동강교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삼락생태공원의 북쪽 끄트머리에 있는 축구장E를 지나면, 낙동강과 낙동강 너머 강서구 대저생태공원,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강서낙동강교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낙동강횡단수관교는 강서구 대저동과 사상구 삼락동을 잇는 수관(물이 흘러가도록 만든 관) 두 개로 된 교량이다. 취수·정수를 거친 낙동강 상수원을 부산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낙동강횡단수관교는 강서구 대저동과 사상구 삼락동을 잇는 수관(물이 흘러가도록 만든 관) 두 개로 된 교량이다. 취수·정수를 거친 낙동강 상수원을 부산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낙동강 제방은 일제강점기인 1935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낙동제방길에는 걷거나 뛰거나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이 많다. 서부산권 주민들에게는 건강과 치유의 길이다. 낙동강 제방은 일제강점기인 1935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낙동제방길에는 걷거나 뛰거나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이 많다. 서부산권 주민들에게는 건강과 치유의 길이다.


■강나루길 걸으면 자연과 물아일체

삼락생태습지원을 넉넉하게 둘러본 뒤 낙동강 상류 쪽으로 걷다가 파크골프장1이 보이면 왼쪽으로 방향을 돌려 낙동강 본류가 있는 강변 쪽으로 걸어간다. 가다 보면 강변숲길과 강나루길을 잇따라 만난다. 둘 다 낙동강 본류와 가까운 거리를 두고 낙동강 상류 쪽으로 뻗어 있는 흙길이다. 이 중 낙동강 본류와 더 가까운, 욜로 갈맷길 9코스의 정식 코스인 강나루길을 걷는다. 본류와 40~50m 정도 거리가 있는 길인데, 강물과 길 사이엔 온통 갈대숲과 자연 초지이다. 참고로, 삼락생태공원 안내 표지판에는 강변숲길을 갈맷길 6코스(6-1코스)의 정식 코스가 아닌 추천 코스로 안내하고 있다. 강나루길과 강변숲길은 다음 경유 지점인 축구장E 가까이에서 서로 만난다는 점에서 어떤 길을 선택해도 좋긴 하다.

강나루길은 오솔길이다. 축구장E까지 1.6km 정도 쭉 이어진다. 갈대와 버들 사이로 푸늘 하늘을 이고 있는 길이다. 풀벌레 소리와 갈대숲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어느새 무념무상의 상태가 된다. 삼락생태공원의 북쪽 끄트머리에 있는 축구장E를 지나면, 시야가 확 트인다. 낙동강과 낙동강 너머 강서구 대저생태공원,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강서낙동강교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구포역 방면 이정표를 따라 걷다 보면, ‘낙동강횡단수관교’라고 적힌 커다란 배관이 머리 위로 지나고 있다. 강서구 대저동과 사상구 삼락동을 잇는 수관(물이 흘러가도록 만든 관) 두 개로 된 교량이다. 취수와 정수를 거친 낙동강 상수원을 부산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사람이나 차가 건너라고 만든 다리가 아니어서 잘 모르는 시민들이 많다고 한다.

수관교 아래를 거쳐 굴다리 안 인도로 걷는다. 굴다리를 지나면 낙동강 제방을 따라 난 낙동제방길이 나온다. 보도와 자전거길이 나란히 쭉 뻗은 낙동제방길을 따라 9코스의 종착점인 부산도시철도 3호선 구포역까지 2.5km가량 걷는다. 이곳은 봄에 벚나무가 꽃을 한가득 피워 벚꽃 터널을 만드는 명소이기도 하다.

걷기 앱으로 측정한 9코스 완보 시간은 2시간 40분, 걸음 수는 1만 7390걸음, 거리는 12.19km였다. 글·사진=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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