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시트로엥, DS 합쳤지만 여전한 부진… 경영진이 문제?
시트로엥 철수, 푸조·지프 부진
가격정책 등 경영 전략 실패
“편의장치 등 볼보차 참고해야”
2021년 푸조와 시트로엥, DS를 합치며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던 스텔란티스코리아의 판매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차량 가격전략 실패 등 경영진에 문제가 적지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DS는 77대, 푸조는 991대 판매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DS는 56대, 푸조는 1090대였다. 한 개 모델이 아닌 브랜드 판매량이라고 하기엔 초라한 성적표다.
푸조의 경우 2019년 3505대였던 판매량은 2020년 2611대, 2021년 2320대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1965대로 2000대 선마저 무너졌다.
스텔란티스의 대표 브랜드인 지프도 상황이 좋지 않다. 지프는 1만 449대를 판매한 2021년 이후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줄고 있다. 지난해에는 신차 ‘올 뉴 그랜드 체로키’를 출시했음에도 7166대에 그치며 전년 대비 판매량이 31.4% 감소했다. 올해 들어선 상황이 더 심각하다. 7월까지 2551대로 지난해 동기(3706대)에 비해 31.2% 감소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연말까지 5000대도 넘기기 힘든 분위기다. 지프의 부진 이유로 경영진의 가격 정책 전략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프의 ‘랭글러 루비콘 4도어’ 등 일부 인기 모델의 경우 몇년 새 수천만 원씩 가격을 올렸다가 고객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한때 인기를 끌었다가 가격 인상으로 판매가 급감한 테슬라코리아와 비슷한 분위기다.
판매 부진이 잇따르면서 지난해 시트로엥이 국내시장에서 철수한 데 이어 DS도 떠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부진에 대해 스텔란티스코리아 관계자는 “소비 심리 위축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소비자 부담이 높아진 부분, 그리고 지프의 경우 일부 볼륨 모델의 물량이 소진된 점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을 덜어줄 다양한 프로모션과 파이낸스 프로그램을 설계해서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스텔란티스코리아의 경우 볼보차코리아가 국내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을 거울로 삼을 필요가 있다”면서 “볼보차코리아 이윤모 대표 등 경영진이 스웨덴 본사를 설득해 볼보차가 진출한 여러 국가들중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책정했고, 이어 고객을 위한 각종 편의장치와 애프터서비스 부담 경감 등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국내 시장에서 BMW와 벤츠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스텔란티스코리아 제이크 아우만 사장은 2020년 지프코리아 사장에 취임한 뒤 2021년 피아트크라이슬러(FCA)그룹과 푸조시트로엥(PSA)그룹이 합병해 탄생한 스텔란티스그룹의 스텔란티스코리아를 맡아왔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