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5개국 브릭스 회의 불참
국제형사재판소 체포 영장 의식

이달 초 이탈리아 로마의 한 놀이터에 설치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동상을 주민이 쳐다보고 있다. 이 동상은 프랑스 예술가 제임스 콜로미나가 제작한 것으로 전쟁의 부조리를 표현하고 있다. AP연합뉴스연합뉴스

러시아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국제 외교무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막하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는 푸틴 대통령을 제외하고 나머지 회원국 정상들이 모두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전날 입국했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날 도착할 예정이다.

브릭스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 신흥 경제 5개국 협의체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 영장이 발부된 푸틴 대통령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대신 남아공에 보냈다. 푸틴 대통령은 화상으로만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ICC는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러시아로 강제 이주시키는 등의 전쟁범죄 혐의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은 푸틴 대통령이 ICC 영장 때문에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시각에 발끈하고 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노쇼’가 러시아의 고립과 좁아지고 있는 푸틴 대통령의 입지를 보여준다고 미국 CNN방송은 짚었다. CNN은 푸틴 대통령이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 “국제 무대에서 역할자처럼 행동하는 편리한 방법일 수 있지만, 푸틴 대통령은 단체 사진보다 더 많은 것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국적 세계질서를 주장해온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 등을 미국과 서방이 주도하는 국제기구의 대항마로 내세워왔다. 연합뉴스

김형 기자 m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