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녹색소비자연대 인식조사
업계 54.5% 두 달 간 매출 하락
공동어시장, 소비 촉진안 논의
서구청, 휴대용 검사기 2대 구입
시, 긴급 대책회의서 대응 점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날짜를 오는 24일로 정한 것이 알려진 22일 오후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수산물의 소비 위축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부산시와 지자체는 철저한 안전성 검사로 소비자의 불안감을 줄이겠다는 입장이지만, 당분간 소비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22일 현장에서 만난 수산업계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올 게 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방류 이전에는 방류를 걱정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 오히려 소비를 위축시킬까 봐 자제해 왔는데, 이제는 현실로 다가온 느낌”이라며 “방사능 물질은 4∼5년 후부터 우리 바다로 유입된다는 게 정부 입장이지만, 피해는 이제부터 본격 시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제 곧 날이 추워지면 본격적인 성어기가 시작된다. 당장 어가 하락 등의 피해가 걱정된다”며 한숨 내쉬었다.

업계는 이미 매출 감소가 시작됐다는 입장이다. 부산녹색소비자연대가 수산업 종사자 101명을 상대로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수산업계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 이상(54.5%)이 지난 두 달간 사업장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또 일본의 방류 계획에 대한 앞으로의 경영·사업에 대한 우려 정도에 대해서는 ‘매우 우려된다’와 ‘우려된다’고 답한 비율을 더하면 89.1%에 달했다.

22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시장관리부 직원이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 이날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이르면 24일부터 개시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연합뉴스

업계는 방류 이후의 대책 마련에도 나섰다. 부산공동어시장은 부산 주요 5개 수협 긴급회의를 소집해 정부 대책에 대한 의견과 수산물 소비 촉진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부산공동어시장 박극제 대표는 “앞으로의 대응 마련을 위해 방류 이후 정기적으로 긴급 간담회를 열 것”이라며 “전광판 등을 만들어 수산물 검사 결과를 공개하고, 피해가 실제로 발생했을 시 정부에 수매를 요청하는 등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선 지자체도 소비자 불안감 해소를 위한 홍보와 소비 촉진 운동 등을 기획하고 있다. 부산 서구청은 수산물 기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휴대용 방사능검사기 2대 구입할 계획이다. 기기는 1대 당 400만~500만 원으로 수산물 내부 방사능 검출에 한계가 있지만, 적극적으로 검사하는 모습으로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게 서구청의 설명이다.

부산시도 대책 마련으로 분주해졌다. 시는 22일 오후 5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각 실국과 부서별 대응 자료를 토대로 관련 대책 진행 사항을 점검했다. 시는 이날 회의를 통해 △해수 방사능 감시·관리 강화 △수산물 안전성 강화·소비활성화 방안 △지역 경제 영향 분석·대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22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시장관리부 직원이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 이날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이르면 24일부터 개시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연합뉴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