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 밝힌 골프장 옆 기약 없이 불 꺼진 통도환타지아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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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명분 3년 넘게 휴장 연장
잡풀만 무성한 채 흉물로 방치
28만㎡ 놀이시설 밤엔 암흑천지
사업주 소유 인근 골프장 불야성
주민 “돈 되는 골프장만 운영” 비판
매각설에 양산시 대책 촉구 여론

부울경 최대 테마파크인 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환타지아의 휴장이 3년 이상 장기화되면서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통도환타지아 전경. 정종회 기자 jjh@ 부울경 최대 테마파크인 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환타지아의 휴장이 3년 이상 장기화되면서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통도환타지아 전경. 정종회 기자 jjh@

부울경의 최대 테마파크인 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환타지아의 휴장이 3년 이상 장기화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종료로 재가동을 위한 걸림돌은 해소됐지만, 사업주가 의지를 보이지 않아 흉물로 방치돼 비난이 거세게 인다.

22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통도환타지아는 2020년 3월부터 코로나19를 이유로 1~6개월씩 휴장 기간을 연장해 왔다. 현재 휴장 기간은 내달 말까지다. 그러나 통도환타지아의 사업주인 D리조트 측은 3년 이상 시설 가동을 멈춘 데다 재가동을 위해 적잖은 비용과 기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또다시 휴장 기간 연장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휴장 기간이 장기화하는 바람에 통도환타지아 매표소와 30여 개 놀이시설, 아쿠아환타지아와 콘도는 주변에 잡풀만 무성한 채 흉물로 방치됐다. 방문객의 무단 입장을 막기 위해 담장도 곳곳에 설치됐다. 통도환타지아 주변에 조성된 여러 주차장 중 일부에는 차량 출입을 막기 위해 차단 끈이 설치됐다. 잡풀이 무성한 채 방치되긴 마찬가지다. 특히 야간에는 28만㎡ 규모의 통도환타지아 전체가 암흑천지로 변해 인근 주민은 불안에 떤다.


잡풀만 무성한 채 흉물로 방치된 매표소. 김태권 기자 잡풀만 무성한 채 흉물로 방치된 매표소. 김태권 기자

통도환타지아는 1993년 5월 개장 당시 연간 140만 명 이상 방문객이 찾는 등 부울경에서 최다 인파가 모이는 곳이었다. 양산시 하북면은 물론 양산시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한 축이었다. 하지만 통도환타지아 운영업체인 한일리조트가 부도를 내고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바람에 소유권은 2004년 현재의 D리조트로 넘어갔다. 법정관리 기간이 길어진 데다 시설 노후가 가속화돼 관광객은 점차 감소했다. 통도환타지아를 인수한 D리조트는 10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2006년 통도환타지아에 각종 물놀이시설과 각종 부대시설을 갖춘 아쿠아환타지아를 개장한 데 이어 2007년 스파 등 실내 물놀이시설을 포함한 100실 규모의 콘도미니엄을 건립했다. 이에 따라 줄었던 방문객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경남 김해시 등지에 물놀이시설이 잇달아 들어서는 바람에 또다시 방문객이 감소했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발생해 직격탄을 맞았다.

D리조트 측은 인근에 소유한 36홀 규모의 골프장에는 대규모 연습장을 설치하고 야간에도 시설(18홀)을 가동할 수 있도록 조명등까지 설치하는 등 통도환타지아 운영과는 대조를 보여 인근 주민의 원성을 샀다.


멀리서 본 입구. 김태권 기자 멀리서 본 입구. 김태권 기자

통도환타지아 인근 주민들은 “현재 운영업체는 인수 이후 최신 놀이시설을 많이 설치하지 않고 기존 시설 위주로 운영하다 보니 방문객이 줄어든 것”이라며 “특히 지난해 부산 기장군에 대형 놀이시설이 들어서 통도환타지아 재가동은 물 건너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운영업체는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는 통도환타지아는 ‘적자’를 이유로 운영 중단을 장기화하면서 ‘돈’이 되는 골프장 운영에만 열을 올린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통도환타지아 재가동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도환타지아 휴장이 장기화하자 하북면 지역경기 침체도 가속화된다. 최근에는 통도환타지아 매각설마저 나돈다. 이 때문에 하북면의 일부 마을 주민들은 최근 양산시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원마을 주민들은 '양산시가 침체한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D리조트 측은 “통도환타지아 재가동은 적자 누적 탓에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주민과 양산시, 운영업체가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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