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아티스트들은 비틀즈의 앨범을 어떻게 디자인했을까?
지면으로 보는 데이비드 호크니&브리티시 팝아트
한국과 영국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전시 ‘데이비드 호크니&브리티시 팝아트-1960s 스윙잉 런던’이 부산 동구 문화플랫폼과 영도구 피아크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11월 26일까지 이어지는 전시를 지면으로 만나 본다.
1960년대 사회·문화적으로 급변하던 시기의 영국 런던에는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했다. 젊은 아티스트들은 광고, 영화, 사진과 같은 대중문화를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며 전통적 가치에 도전했다. 이번 전시는 영국 팝아트 문화를 만들어 나간 예술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우선 영국 팝아트 운동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리차드 해밀턴의 작품을 동구 문화플랫폼(옛 부산진역사)에서 만날 수 있다. 해밀턴은 예술가·작가·디자이너 모임인 인디펜던트 그룹 창립 멤버 중 한 명으로 ‘대중적이고, 덧없고, 소모적이고, 저비용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위트 있는 팝아트’를 사람들에게 제시했다. ‘오늘날의 가정을 그토록 다르게, 그렇게 매력적으로 만든 것은 무엇이었을까’는 콜라주 작품이다. 남자, 여자, 음식 역사, 영화, 전자제품 등 카테고리를 작성하고 그 카테고리에 맞는 이미지를 가져왔다. 해밀턴은 비틀즈의 9번째 앨범도 디자인했다. 흰색 표지에 밴드 이름과 일렬 번호만 넣은 ‘화이트 앨범’ 내부 포스터도 같이 전시된다.
팝아트 운동에서 중요한 인물인 피터 블레이크는 전후 영국의 변화하는 태도와 가치관을 반영한 작업을 선보였다. 데이비드 호크니와 함께 ‘젊은 현대 미술가전’에도 참여했던 블레이크는 아내 잔 하워스와 비틀즈의 8번째 스튜디오 앨범을 디자인했다. 앨범 디자인 작품 ‘페퍼 중사의 외로운 마음 클럽 밴드’는 비틀즈 멤버 주변을 콜라주용으로 잘라낸 20세기 문화계 주요 인물의 이미지와 밀랍 인형, 마리화나 식물, 꽃 등이 둘러싸고 있다.
판화가인 패트릭 콜필드의 작품도 재미있다. 평범한 가정용품을 소재로 세련된 미적 감각을 표현한 ‘크림색 단지’와 빵 위에 계란 프라이를 만드는 방법을 단계별로 보여주는 ‘맨해튼 상류층’ 등이 전시된다. ‘맨해튼 상류층’은 현대 예술가들이 만든 실용적이면서 개념적 요리 방법을 소개한 ‘스페이스 요리책’ 중 일부에 속하는 작품이다.
이 외에도 마이클 잉글리시가 구겨진 토마토 주스 캔을 표현한 ‘주스’, 조 틸슨의 목재 조각 ‘비밀’, 앨런 존스의 석판화 시리즈 ‘결혼에 대하여’, R.B. 키타이의 ‘밤의 런던’ 등도 눈길을 끈다.
‘데이비드 호크니&브리티시 팝아트’ 전시 관람은 유료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무이다. 051-465-4070.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