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진에 8월 제조업 체감경기 악화
BSI, 전월보다 5P 하락한 67
비제조업도 석 달 연속 내리막
수출 둔화·중국발 리스크 영향
한국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반도체 업황의 부진으로 8월 제조업 체감경기가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 체감 경기도 3개월 연속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5포인트(P) 하락한 67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63)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가격 회복 지연·수주 감소 영향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8P)의 체감 경기가 나빠졌다. 1차 금속(-12P), 화학물질·제품(-8P)도 부진했다. 1차 금속은 중국 철강 수요 부진과 공급 증가, 화학물질·제품은 중국 내수 회복세 지연, 공급 증가 우려가 커졌다.
제조업 업황 BSI를 기업규모·형태별로 보면 대기업(-2P)과 중소기업(-8P), 수출기업(-4P)과 내수기업(-5P) 모두 내렸다. 한은 관계자는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에서 특히 반도체 설비, 기판 제조 등을 하는 중소기업의 업황 BSI가 크게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8월 비제조업 업황 BSI(75)도 전월 대비 1P 하락했다. 석 달째 하락세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국내 여행 수요가 줄어든 탓에 예술, 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11P)의 체감경기가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종합한 전산업 업황 BSI는 8월 71로, 7월 대비 3P 하락했다. 전산업 업황 BSI 역시 두 달 연속 내렸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전망에 대해 “경기 불확실성이 크고 중국발 리스크, 수출 회복 지연 등으로 인한 주력 사업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반등의 기미가 있는지는 조금 더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9월 업황에 대한 전망 BSI(73)는 전월과 같았다. 제조업(69)과 비제조업(76) 모두 전월 대비 변화가 없었다.
이달 조사는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3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이 가운데 2654개 기업(제조업 1567개·비제조업 1087개)이 설문에 답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