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역동성 그 이상이 부산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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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윤 부산시 행정부시장

저출산 고령화 위기 직면한 부산
도시 회생의 모멘텀 절실히 필요
부산의 역동성, 성장엔진 삼아야
지역사회 거버넌스 대표성 강화
외부와의 의도적 교류 확대 시급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4월 4일 부산역에 도착하자 많은 시민이 광장에 모여 환영행사를 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4월 4일 부산역에 도착하자 많은 시민이 광장에 모여 환영행사를 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이 위기를 맞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도시의 동력은 떨어지고 젊은이가 떠나고 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 부산의 온 시민들이 2030 세계 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면 2030 세계 박람회는 부산을 살릴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 그러나 충분하지 않다’이다. 굳이 ‘충분하지 않다’라고 첨언하는 이유는 부산의 역동성을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도시의 발전은 외생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고 추진하는 내적인 역량과 외생적 요인을 활용하여 발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정신이나 문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세계 박람회가 발전을 위한 외생적 요인이라면 부산의 역동성은 내재적 요인인 것이다.

부산의 역동성은 항구도시의 개방성을 바탕으로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정신적 특성인 개방성, 포용성과 함께 형성되어 부산의 발전을 견인한 원동력이다. 처음 부산에서 업무를 시작했을 때 많은 시민이 부산의 정신적 특징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선뜻 믿기지 않았다. 400만 명에 육박하던 인구는 330만 명으로 줄어들었고 청년들은 도시를 떠나 고령화율이 20%를 넘는 노인들이 사는 도시가 무얼 그리 개방적이고 역동적일까 하는 의구심이 든 것이었다.


그러나 직면한 위기 속에서 부산의 회생을 위한 시민사회의 강렬한 몸부림은 부산의 역동성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산업은행 부산 이전 그리고 2030 세계 엑스포 유치에 한 덩어리가 되는 부산의 시민사회 운동은 그야말로 부산의 역동성을 잘 보여 준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산업은행 유치는 국가적 이익이라는 이름의 국가주의적 이기심에 근거한 수도권 지역의 극심한 반대를 극복하고 성취한 것이다. 2030 세계 엑스포 유치와 관련하여 지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 때 보여 준 부산 시민의 열의, 기업과 시민들의 100억 원에 달하는 성금 모금은 부산 시민의 역동성을 보여 준 압권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부산의 역동성은 여전히 잘 작용하고 있지만 보다 강력한 성장동력으로 작용하기에는 조금은 부족한 부분도 있다. 그것은 부산의 문화적 특징들이 급격한 도시화에서 비롯된 것임을 고려할 때 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가 진행되는 과정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부산은 지속적인 도시의 성장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부산의 문화적 특징인 개방성과 포용성, 그리고 역동성을 강화해 나갈 방안을 모색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 먼저 역동성을 보전하고 증진시키는 지역사회 거버넌스 체제의 구성에 있어서 대표성을 강화해야만 한다. 지역사회의 거버넌스는 다양성에 기초한 많은 이해관계자가 상호 협력하여 사회문제를 해결해 가는 체제이다. 따라서 지역 거버넌스 체제는 지역별 연령별 등 다양한 대표성을 잘 망라해야 견제와 균형에 의한 역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이렇게 구성된 지역사회의 거버넌스는 대의에 충실하되 이념적 편협함을 극복해야 한다. 부산 역동성의 기초가 되는 인구의 이질성에 근거한 문화적 다양성이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인구유입의 중단과 부산 출신 인구가 외부 유입인구보다 많아져 구성원의 이질성보다는 동질성이 커지면서 다름 속의 화합이 아닌 같음 속의 불화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일부 지역적 현안에 대해 건설적인 과정을 통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YS와 관련한 부산 민주주의 역사관 건립에 관한 갈등이다.

역동성을 보전하고 지속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한 또 하나의 노력은 외부와의 의도적인 교류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부산은 여전히 다른 시도에 비해 개방적이지만 부산에서 태어나서 부산에서 공부하고 부산에서 생활을 하는 인구의 비중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거버넌스 체제의 구성의 차원을 넘어 중요한 가치배분을 담당하는 자리의 외부교류는 역동성을 유지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사회 속에서 미꾸라지와 메기 같은 관계를 의도적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부산의 위기극복을 위한 노력인 세계 엑스포 유치,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산업은행 부산 이전 등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바탕에 역동성이 제대로 작용해야 하며 이를 위한 시민사회 거버넌스 체제의 개선, 인적교류를 통한 가치배분 기관의 인적 구성 다양화를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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