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드론 공격에 러 초음속 폭격기 파괴·공항도 폐쇄
‘죽음의 백조’ 등 항공기 5대 손상
모스크바 고층 빌딩 연이어 타격
러군 사기 떨어뜨리기 위한 전략
러 수로비킨 총사령관 해임설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사기를 꺾기 위해 잇달아 드론 공격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공격은 전장에서의 힘의 균형에 큰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도 러시아군의 사기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뉴 보이스 오브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 군정보기관(GUR)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드론이 최근 5대의 러시아군 항공기에 손상을 입혔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 19일 Tu-22 M3가 파괴되고 다른 항공기 두 대가 손상됐으며 이틀 뒤인 21일에는 러시아 칼루가에서 러시아 폭격기 두 대가 GUR 공작원이 조종하는 드론에 의해 손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19일 파괴된 Tu-22 M3는 옛 소련 시절에 개발된 초음속 전술 및 전략 폭격기로 ‘죽음의 백조’로 불린다. 1987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투입됐다. 특히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마리우폴에 미사일을 대량 투하하는 역할을 했다.
우크라이나군 정보국의 안드리 유소프 대변인은 21일 드론 공격에 대해서는 “최소 한 대의 항공기가 손상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에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 군 정보기관과의 확실한 조율을 통해 이뤄졌다”며 “이번 임무가 러시아 영토 내에서 수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다른 많은 경우에도 여러 임무를 러시아 내에서 수행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림반도와 그 주변 지역뿐 아니라 모스크바 등 러시아 도시들을 겨냥한 드론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23일 오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시내에 있는 비즈니스 센터 ‘모스크바 시티’에 드론이 날아들어 건설 중이던 건물 일부가 파손됐다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타스통신 등이 전했다. 이날 모스크바의 다른 지역도 무인기 공격을 받았으며 그 여파로 모스크바 인근 공항들의 운영도 일시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이번 폭격기 파괴 공격에 성공한 드론은 군사적으로 큰 영향이 있지는 않겠지만 러시아군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러시아 용병단 바그너 그룹의 반란 이후 숙청설이 이어졌던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공군) 총사령관이 해임됐다고 러시아의 저명한 언론인이 22일 전했다.
로이터·dpa·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우크라이나전 개시 이후 운영이 중단된 반정부 성향의 러시아 라디오 방송 ‘에호 모스크비’(모스크바의 메아리) 전 보도국장 알렉세이 베네딕토프는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서 수로비킨이 공식 발령을 통해 해임됐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와 관련한 매체들의 논평 요청에 답변하지 않고 있다.
수로비킨은 지난 6월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 국방부 수뇌부를 상대로 반란을 일으킨 이후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는 시리아 파견 러시아군을 지휘하는 동안 잔인한 반군 진압 작전을 펼치면서 ‘시리아의 도살자’ ‘아마겟돈 장군’ 등의 별명을 얻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