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유치 땐 친윤·박 시장 ‘날개’… 높은 기대 여에 독 될 수도 [PK 총선 일타강의]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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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부산 월드엑스포 결과 득실은

11월 말 결과, 총선 최대 변수로
성공 땐 ‘윤 대통령 호감도’ 급증
장제원 의원 등 친윤 위상 올라가
박형준 시장 총선 역할론도 확대
기대치 높아 실패 후폭풍 더 커질 듯
큰 표차로 불발 땐 관련 인사 악재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 부산 지역의원들이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지난 3월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 부산 지역의원들이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지난 3월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 여부가 오는 11월 말 결정된다. 2030월드엑스포 유치는 가덕신공항, 북항재개발 등 굵직한 현안 사업과 직결된 지역 발전 전략의 핵심 축이다. 성패 에 따라 지역의 미래가 크게 달라진다. 당연히 그 결과는 5개월 뒤 열리는 22대 총선의 최대 변수일 수밖에 없다. 3개월 뒤 프랑스 파리에서 희비가 엇갈릴 2030월드엑스포의 운명에 여야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부산이 사상 최초로 월드엑스포를 유치한다면 한국 외교사의 쾌거라고 할 수 있다. 막강한 오일머니, 거기에다 부산보다 훨씬 일찍 출발한 사우디아라비아에 비해 크게 열세라는 평가를 불과 1년 만에 뒤집는 일이기 때문이다. 유치에 성공할 경우 ‘나라의 명운을 걸고’ 유치전을 진두지휘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역 내 호감도가 대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부산엑스포 특위 설치를 주도한 장제원 의원을 비롯해 윤 대통령 측근 인사들의 위상도 높아질 전망이다. 자연스럽게 대통령실과 당내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의 본선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이들의 부산 총선 진출 통로가 넓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대통령실에서 엑스포 유치를 전담한 부산시 경제부시장 출신의 김윤일 미래정책비서관에 대한 ‘징발’ 요구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재선 이후 부산엑스포 유치에 사실상 ‘올인’하다시피 한 박형준 부산시장의 총선 역할론도 확대될 전망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박 시장이 2030엑스포 유치 성공을 바탕으로 대권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정·관계 요직을 두루 경험한 박 시장의 경력에 엑스포라는 굵직한 성과가 얹혀진다면 여권 내 대권 경쟁 구도에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게 주변의 시각이다.

이 경우 박 시장의 대권가도를 다지기 위해 이성권 경제부시장 등 ‘박형준 사람들’의 원내 진입 시도가 본격화 될 가능성이 높다. 2030엑스포 유치는 윤석열 정부의 최대 성과라는 점에서 의원 외교를 통해 유치전에 뛰어든 현역들을 비롯해 부산 여당 후보들의 본선 승리 가능성을 전반적으로 높여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대의 경우 야권이 총선 쟁점으로 ‘정권 무능론’을 내세우며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엑스포 개최지 최종 투표는 후보지별 득표수가 곧바로 공개된다. 정확히는 몰라도 나라별 투표 결과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권이 전력을 기울인 유치전의 성과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는 의미다.

지역 여권 내에서는 최근 대통령실 핵심관계자가 ‘부산 70, 사우디 리야드 70’으로 거의 근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자신한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여론 기대치를 한껏 높여놓은 바람에 실패의 후폭풍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박빙 예상과는 달리 대패했을 경우에는 여권의 부산 전석 석권 전략에 상당한 악재가 되면서 유치전에 관여한 인사들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일각에선 지금부터라도 실패에 대한 출구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부산의 한 여권 관계자는 “사실 유치전을 시작할 때 상황을 감안하면 석패한다고 해도 상당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지는 건 지는 것이고, 부산 시민들의 기대감이 높기 때문에 실패 시 총선에 적잖은 부담이 되는 건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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