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4일 새벽 군사위성 발사했으나 실패…“3단계 비행 중 오류” 발표(종합)
지난 5월에 이어 85일 만의 정찰위성발사도 실패로 돌아가
“3계단 비행 중 비상폭발 체계에 오류 발생해 실패” 발표
북한이 24일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으나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지난 5월 31일 1차 발사 실패 이후 85일 만의 2차 발사 실패다. 북한은 2단계 로켓 점화에 실패했던 1차 발사와 달리 이번에는 3단계 비행 중 오류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24일 오전 3시 50분께 동창리에서 남쪽 방향으로 우주발사체 1발을 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3시 57분 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북한은 남쪽방향으로 ‘북한 주장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고 공지했다. 북한은 24일 0시부터 3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일본 정부에 통보한 바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오전 6시 15분께 보도를 통해 “국가우주개발국은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위성 운반 로케트(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제2차 발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형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의 1계단(단계)과 2계단은 모두 정상비행했으나 3계단 비행 중 비상폭발 체계에 오류가 발생해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우주개발국은 비상폭발체계가 비정상적으로 작동된 원인을 빠른 기간내에 해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신은 “국가우주개발국은 해당 사고의 원인이 계단별 발동기들의 믿음성과 체계상 큰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한 후 오는 10월에 제3차 정찰위성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우리 합동참모본부도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2차 발사를 실패로 평가했다. 합참은 “북한 주장 우주발사체를 발사 시 즉각 포착해 지속 추적·감시했고 실패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은 사전에 식별해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며 “이번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하고 있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북한이 밝힌 위성 발사체 잔해물 낙하 예상 지점은 한중잠정조치수역에 포함된 북한 남서 측 서해상 2곳과 필리핀 동쪽 태평양 해상 1곳으로 1차 발사 당시 잔해물 낙하지점으로 발표한 장소와 동일하다.
북한은 지난 5월 31일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을 발사했지만, 2단 로켓 점화에 실패해 전북 군산 어청도 서쪽 200여㎞ 해상으로 추락한 바 있다. 이후 북한은 지난 6월 16∼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전원회의에서 정찰위성 발사 실패를 ‘가장 엄중한 결함’으로 꼽고, 이른 시일 내 성공적으로 재발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북한이 이번 2차 발사에 성공한다 해도 군사정찰위성으로서 효용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군 당국은 지난 5월 서해에 추락한 위성체 ‘만리경 1호’의 주요 부분을 인양해 미국과 공동조사한 결과 매우 조악한 수준으로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평가했다.
이번 2차 정찰위성 발사는 다음 달 9일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을 앞두고 축제 분위기를 띄우겠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아울러 21일 시작돼 31일까지 진행되는 한미 연합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훈련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통령실은 24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도발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었다. NSC 회의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는 국방부 등 관계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