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올림픽 정복한 신진서 “아시안게임 금 둘 따야죠”
응씨배 결승서 중국 셰커 9단에 2-0 완승
최철한 9단 이후 14년 만에 우승컵 탈환
항저우 AG 개인·단체전 출전 2관왕 포부
한국 바둑 1인자 신진서(23) 9단이 바둑 올림픽으로 불리는 응씨배 정상을 차지했다.
신진서는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9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중국의 셰커(23) 9단을 상대 22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고 종합전적 2-0으로 우승했다.
신진서는 세계 바둑 대회 최고 상금인 40만 달러(약 5억 2000만 원)의 우승 상금을 더해 올해 누적 상금 12억 원을 넘어섰다. 4년 연속 10억 원 돌파 기록이다.
열두 살이던 2012년 영재바둑입단대회를 통해 프로에 발을 들인 신진서는 11년 만에 33번째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메이저 세계대회 타이틀 횟수도 5회로 늘렸다.
신진서가 우승하며 한국은 9차례 치러진 응씨배에서 통산 6회 정상을 차지했다. 1~4회 대회에서 조훈현-서봉수-유창혁-이창호 9단이 내리 우승한 한국은 6회 최철한 9단 이후 14년 만에 타이틀을 탈환했다.
4년마다 열려 ‘바둑 올림픽’으로 불리는 응씨배는 메이저 세계대회 중에서도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평가받는다.
21일 열린 1국에서 흑을 잡고 역전승을 거두며 기선제압에 성공한 신진서는 백을 잡고 나선 2국에서는 초반부터 유리한 형국으로 대국을 주도했다.
중반 셰커의 추격이 한때 효과를 본 순간도 있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신진서는 후반 이후 패색이 짙어진 셰커의 들쑤시기 전략을 능란하게 응수하며 5시간을 넘긴 대국을 마무리했다.
올해 두 가지 목표 중 하나인 응씨배에서 우승한 신진서는 다음 달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신진서는 “응씨배 준비과정에서 아시안게임 대표 동료들이 많이 도와줬다”며 “목표는 금메달 2개를 따는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항저우 아시아게임 바둑 종목에는 남녀 단체전과 남자 개인전에 각각 1개씩 총 3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신진서는 남자 개인전과 단체전에 출전한다.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